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love letter 77)
사랑하는 딸에게
오늘도 병원 가는 날이구나. 치료하고 퇴원해서 매주 가는 병원이지만 아빠는 많이 기다려지고 설레는 구나. 하루 휴가 내고 너랑 엄마와 함께 갈려고 했는데 그래도 둘이서 씩씩하게 다녀오겠다고 하니 참 대견스럽고 어느새 나이보다 훌쩍 성숙한 딸에게 아빠가 많이 미안하구나
많이 힘들지?
아빠나 엄마, 가족들이 사랑한다고 하지만 너의 말처럼 항암에서 오는 고통은 자신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게 사실이니까. 그 동안 치료도 잘하고 생활도 잘 했으니까 이번에 찍는 CT는 결과가 반드시 좋을 것이다
어제 엄마가 너 검사 잘하라고 행운의 선물 4가지를 너에게 안겼으니 그 역시 힘이 되지 않겠니?
엿은 검사 잘 붙어라고 준비하였고, 찹쌀떡 역시 찰지게 잘해라는 의미이며, 두루마리 휴지는 이번 검사 술술 잘 풀리기를 기원했고, 마지막으로 포크는 그래도 남아 있는 암세포가 있다면 포크로 팍팍 찍어 내버리라는 의미였단다
또 무엇보다도 어제 잠자기 전에 홍비도 자신의 면역세포들에게 홍비의 명령으로 내일 검사도 알리고 마지막 점검 잘해라고 명령했으니까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CT 검사하는 날이 대학입시와 같구나 ㅋㅋㅋ
사랑하는 홍비야 !
날씨도 많이 포근해지고 지금 하늘은 여느 때 보다 맑고 푸르구나
푸른 하늘 사이를 지나가는 흰구름 역시 새하얗고 포근한 솜같이 부드럽구나
CT 검사하면 몸에 조영제 들어가니까 물 많이 마시고 검사 끝나고도 따뜻한 물 많이 마셔서 몸 밖으로 조영제 배출에 신경 써야 한다
그리고 저녁에 돌아와서 다시 아빠랑 그 동안 생활계획 대비 미진한 점 있으면 서로 이야기하고 계획표도 다시 작성하고 그러자.
병원 잘 다녀오고 좋은 결과 기다릴게.
퇴근해서 아빠가 너한테 동영상으로 배운 귀요미 노래 불러줄게.
그런데 이 공연은 너한테만 보여 줄거야 동영상 촬영은 절대 NEVER 안돼
" 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 ♪"
" 이 더하기 이는 귀요미 ♪♪"
………
" 육 더하기 육은 귀! 요! 미! ♪ ♬ "
" 아빠는 귀요미 ! 홍바도 귀요미 ! "
사랑해~, 사랑해 홍비~
2012년 12월 18일
사랑하는 아빠가
love letter -0077 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