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이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아직도 봄날의 그 아름다운 꽃잎을 인생에서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는 그리워 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반문 해본다. 어쩌면 이런 그리움은
지극히 정상의 사유일 것이다.
하지만 가끔 가끔 그날의 시간대들이 추억으로 남아 날 자꾸만 밀어내고
있는 사실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