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길 수 있다]유방암 손미경씨 | ||
◆항암, 방사선 치료 후유증 온 몸 덮쳐 손 씨의 가슴에 불현듯 작은 멍울이 잡힌 것은 2004년 2월. 비교적 초기(2기)에 진단이 되어서 수술을 받게 된 것이 행운이었다. 다행히 복원 수술이 가능해서 여성으로서 매력의 훼손은 막을 수 있었다. 가슴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의사는 항암, 방사선 치료를 제안했다. 독한 항암제 주사(12번), 방사선(36번)이 그녀의 몸에 퍼부어졌고 약의 후유증은 삶의 의욕을 현저히 위축시켰다. 온몸이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에 수시로 잠을 설쳤고 입 안이 헐고 혀끝이 갈라지며 오감(五感)이 몽롱했다. 전신무력증과 3, 4일씩 거듭되는 소화불량, 변비는 삶에 대한 끝없는 회의로 몰고 갔다. 삶의 경계를 넘나드는 고통 속에서 손 씨에게 큰 힘이 되어준 건 자녀들. 특히 큰아들의 24시간 그림자 간호는 가장 큰 위안이었다. 그러던 즈음 아들이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며 병실에서 쓰러졌다. 평소 간이 안 좋았던 터라 근심이 되었다. 진단 결과를 받아 든 의사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큰아들의 몸 속에는 이미 수습하기 힘들 정도로 암 세포가 곳곳에 퍼져있었다. 간암 말기, 폐 전이. 시한부 6개월. 식음(食飮)이 의미를 잃고 깨어있음이 형벌이었으며 숨쉬기조차 거추장스러웠다. 세상의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아들을 고쳐야 했다. 입, 퇴원을 같이하며 모자의 암 투병은 꼬박 6개월 동안 계속되었다. 손 씨는 항암, 방사선을 잘 극복하고 건강을 회복해갔고 거꾸로 아들은 어둠의 나락으로 자꾸 미끌어져 갔다. 엄마의 애틋한 간호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병든 엄마를 외면한 채 저 세상으로 훌쩍 떠나 버렸다. ◆아들 잃은 슬픔 마라톤으로 달래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오니 아들의 빈 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다. 그 무엇과도 대치될 수 없는 허무가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냥 멍하니 누워 살아남은 자의 상념에 하염없이 빠져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람을 쐬러 태종대에 잠깐 나갔다가 언덕길을 힘차게 뛰어 오르는 형형색색의 유니폼들과 마주쳤다. 그들의 활기찬 에너지가 전신에 느껴졌다. 순간 손 씨는 저 무리 속에 빨려들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다. "언제까지 우울과 상념에 젖어 지낼 수많은 없지 않은가. 나도 저들과 함께 뛰어보자." 다음 날 바로 달리기 모임(태종대를 달리는 사람들)에 가입했다. 그 날부터 손 씨의 마라톤 역정이 시작됐다. 새벽 기도를 마치고 태종대로 가서 바닷가를 달렸다. 1시간을 달린 후 집에 와서 아침을 먹고 오후엔 헬스클럽에 나가 다시 1시간 30분을 뛰었다. 뛸 때만큼은 먼저 떠난 아들의 상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세상 시름을 놓아 버릴 수 있었다. 손 씨는 이제까지 풀 코스를 12번 완주했고 작년엔 해운대 비치 울트라 마라톤에 참가해 60km를 논스톱으로 달렸다. 내친 김에 올 8월엔 100km 해운대 울트라 마라톤에 참가 신청서를 내놓았다. ◆청국장·녹차·신앙이 암 극복 비결 손씨가 건강을 유지하고 재발, 전이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은 마라톤 덕. 달리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산소 흡입 최대화, 근력강화 두 가지 건강조건을 훌륭히 충족시켜준다. 암세포는 산소와 천적관계. 폐부에 흡입된 산소는 신진대사를 돕고 암 세포를 공격하는 백혈구 활동을 돕는다. 두 번째 비결은 청국장. 청국장엔 유익한 세균 바실라스균이 1g당 10억 마리 이상 증식하고 있어서 각종 항암, 항산화, 면역 증강 작용이 탁월하다. 찌개와 분말을 골고루 복용하고 있다. 하루에 몇 끼씩 먹어도 물리지 않는 식성도 그녀의 장점. 세 번째 비결은 녹차. 녹차는 얼마 전 타임지가 선정한 '노화방지 10대 식품'에 당당히 올랐다. 그녀가 물 대신 마시는 녹차는 무려 하루 2ℓ. 녹차에 들어있는 카데킨은 강력한 항암 작용을 한다. 일본의 유명 장수촌에는 항상 녹차가 있을 정도로 뛰어난 건강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보조 식품으로 클로렐라, 효모, 홍삼, 유제품(우유, 요구르트)을 매일 일정량을 먹는다. 청국장, 녹차가 재발로부터 그녀를 지켜주고 회복을 도왔다면 신앙은 눈물과 슬픔 속에 젖어있던 그녀의 마음을 희망으로 이끌어 주었다. 요즘도 가끔씩 먼저 떠난 아들 생각에 눈물짓지만 그때마다 그녀는 태종대로 향한다. 달리는 걸음마다 아들의 그리움을 털어 내기 위해. | ||
한상갑기자 arlra6@msnet.co.kr 작성일: 2006년 06월 07일 | ||
출처 : 암과 싸우는 사람들
글쓴이 : 날카로운 은유 원글보기
메모 :
'암관련 글 모음 > 암을 극복한 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나의 일곱살 생일을 자축하며. (0) | 2012.11.19 |
---|---|
[스크랩] "웃으면 암세포가 도망가요" -김화숙씨 (0) | 2012.11.19 |
[스크랩] 시한부 백혈병환자가 안나푸르나봉 등정 (0) | 2012.11.19 |
[스크랩] 폐, 갈비뼈, 임파선에 퍼진 암세포...병원선 시한부 3개월 (0) | 2012.11.19 |
[스크랩] "모성은 죽음보다 강하고..." 태반에 밀려나온 암덩어리 (0) | 2012.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