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아빠의 사랑도 어제보다 오늘이 더 성숙해지마(love letter 93)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3. 1. 3. 14:18

사랑하는 딸에게

 

병원 가는 길에 오랫만에 아빠도 함께 동행하였구나

지난주 금요일 밤에 본 CT 영상을 담당 의사 선생님과 다시 보면서 아빠가 가진 의문점도 많이 풀렸구나

의사 선생님께서 폐 부위 CT 영상에서 지금 보이는 것이 scar 조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를 다시 하시니 한시름 놓아지고 무엇보다도 이번 6 cycle의 항암 치료가 끝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적 이야기도 함께 들었구나.

너도 기분 좋지?

 

물론, 비장에 대한 좋지 못한 소식도 있지만 그것은 협진을 통해서 치료하고 또 우리에게는 '홍비의 명령 HongBee Order'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으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

이번에도 사랑과 자기 명령으로 비장이 건강해져 홍비 몸 속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

 

그리고 항암치료 1주일 후라서 혈액수치들 많이 떨어지는 시기이고 오늘 검사결과도 백혈구와 호중구 수치가 많이 낮게 나오니까 손발 자주 씻고 가글링도 열심히 해서 감염 주의하는 것 명심 또 명심 !

 

사랑하는 홍비야 !

이번 치료가 잘 끝나고 좋은 결과가 나오면 아마 2학기부터는 다시 학교에 복학할 수 있을 것이란다

그래서인지 요즘 아빠는 또 다른 욕심과 고민이 생기는 구나

우리딸이 학교에 가서 예전처럼 적응하고 공부도 잘 해야지 하는 생각과 욕심들

지난 여름만 해도 다시 건강해진다면 그 이상의 소원도 없다고 했던 아빠인데……. 

어쩔 수 없는 속물인가?  이런 부담이 너에게도 느껴졌다면 정말 미안해

아빠 처음 마음 변하지 않을테니 너는 '건강한 홍바'만 되어다오

 

하루 하루 나아지고 건강해지는 내 딸 홍바 !

 

아빠의 사랑도 어제보다 오늘이 더 성숙해지마

그리고 늘 지금 마음 변치 않고 사랑하마

 

사랑해~ 홍비

    

 

2013년 1월 3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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