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투병 중인 많은 환우들께, 힘내라는 뜻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언니는 올해 우리나이로 쉰 다섯살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마흔 셋에 청천벽력같은 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당시엔 암에 대해 너무나 아는 것이 없었기에, 그저 수술해서 작은 혹 하나 떼어내면 되는 정도로 가볍게 여겼었지요. 2기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암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는 퇴원 후 정기적인 항암주사에서 오는 부작용과 검진 스트레스로부터였다고 보여집니다. 암튼, 많은 사람들이 겪는 탈모와 부기, 구토, 어지럼증 등 힘든 항암 부작용을 겪으면서 그 어렵다는 5년 고개를 무사히 넘기고 일단은 암과의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언니는 약값이라도 벌어보려고 대형마트에 월 20~30만원짜리 파트타임 일도 할 정도로 가발을 쓴 것 외에는 겉으로는 환자 티가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9년 째 되던 해(2004년), 감기에 걸렸는데 목이 심하게 쉬고 가래에 피가 섞여 나왔다더군요. 그래서 부랴부랴 병원에 갔더니 암세포 임파선 전이라는 진단이 나왔답니다. 당연히 다시 수술을 했고, 다시 항암제 부작용도 겪었습니다. 다행히 정기검진을 하였기에 조기에 발견되어 수술이간단했다고 합니다. 걱정할까봐 수술 사실조차 숨겨 가발을 쓴 걸 발견하기 전까지 친정식구들도 몰랐었지요.
다시 2년이 지났습니다. 복잡한 가정 일로 정기검진을 미루다가 작년 9월에 1차 유방암 수술 한 흉터 밑에 근ㅁ육과 뼈 사이에 종양으로 의심되는 징후가 포착되었다고 하네요. 콩알 만한 작은 것이라, 국소 방사선치료를 올해 2월에 실시하였다고 합니다. 방사선 8회 조사로 치료가 종료되었고, 이번엔 부작용도 전혀 없다고 하네요. 다시 재발이나 전이만 없으면 지금의 컨디션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아주 밝고 건강한 모습입니다.
뭘 어떻게 관리했냐구요?
1. 언니 왈, "난 병원 갈 때 난 소풍 가는 기분으로 즐겁게 간다!" 정도 입니다. 집에서 병원까지 혼자 기차 타고 2시간, 다시 시내버스 갈아타고, 병원에서 차례 기다리며 하루가 꼬빡 걸리며 그야말로 진 다 빼는 검진이련만, 세상풍경 속에서 환우들과 정담 나누는 그것조차 즐겁다네요. 그래서 병원갈 때 절대로 후줄근하지 않게, 최대한 치장을 하고 화려한 외출을 한답니다.
2. 12년 전과 지금의 식생활에서 달라진 건, 즐겨 먹던 육식과 가공식품을 채식과 자연식으로 바꾸었다는 겁니다. 수술 후부터 지금까지 매일 사과 1/2개+ 당근 1/2개 + 청국장분말 1큰술 + 요구르트(우유)를 먹고 있대요. 친정 엄나가 가끔 채취해 주는 씀바귀, 미나리, 민들레같은 산야초나 농사짓는 지인들이 가져다 주는 유기농산물을 그저 있는대로 먹고 있지요.
3. 매일 30~40분 정도 걷습니다. 가끔 왕복 1~2시간 정도 산행도 하지요.
경제적 부담 때문에 대체요법으로 많이 섭취하는 홍삼이나 상황버섯 같은 고가식품은 엄두도 못내고, 가끔 친인척들이 갖다줘서 생기면 먹고...
그 외에는 특별한 게 없습니다. 그저 입맛 당기는대로 과식하지 않고 골고루 먹으려고 힘쓰지요. 너무 음식을 가리다보면 그 자체가 스트레스를 주고 또 기력이 부쳐서라네요.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항암제도 맞고 또 몸에 항체도 형성될 것 아니냐고 하네요.
"일체유심조"라 했습니다. 병도 내 목숨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때로는 잊어버리고 때로는 다정하게 다스려 보세요. ***긍정적인 마음가짐, 절제된 식습관, 적당한 운동*** 잊지 말구요.
다음에는 대장암 수술하고 7년 째 건강하게 사시는 울 엄마 얘기도 올려 볼께요.
다들 힘내세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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