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이런 카페도 있었네요..
알고 싶지 않았던건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카페가 있는지 몰랐네요..
저는 1999년 여름 혈액암 진단을 받았었습니다.
그때 제 나이 17살..막 고등학교 입학했을때였죠..
학기초엔 아파서 체육시간이나 조회시간엔 늘 열외였어요..
그러다가 제대로 진단을 받은게 여름이였습니다.
악성임프종..처음듣는 단어에 어리둥절하기도 했고 큰병이라 생각해서 걱정도 많이 했어요..
근데 뭐든 마음 먹기에 달린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항암치료를 4차까지 받고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습니다.
중간중간 척추 주사(?)랑 방사선치료도 받았었구요..
치료받던 중에 중환자실로 실려갈뻔한 적도 있었구요..
입원해서 며칠만에 열이 40도 넘게 올라간적도 있었어요..
장이 움직이질 않아 한달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링겔에 의지해 보내서 몸무게가 40킬로까지 빠지기도 했었죠..그때 제가 꼽고 다니던 링겔 갯수가 6개는 됐을걸요..-_-ㅋ
양쪽팔에 주사바늘 하나씩 꽂고..ㅋㅋ
링겔 여섯개에 휠체어 타고 안과 외래진료도 보러 갔었어요..갑자기 눈이 흐려져서 말이죠..
외래진료 보러 온 사람들이 신기한듯 절 쳐다보더라구요..당연히 그랬겠죠..
항암으로 인해 머리숱은 별로 없는 여자아이가(물론 모자는 썼지만 그래도 티는 나겠죠..)
휠체어를 타고 링겔을 주렁주렁 달고 왔으니 신기했었겠죠..
다행히 항암약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거라고 했고 눈은 몇주뒤에 제대로 돌아왔어요..
40킬로이던 몸무게도 죽을 먹기 시작하면서 몰라보게 살이 붙기 시작했구요..
골수검사는 여섯번정도 한거 같네요..그것도 양쪽다 검사했으니 총 12번인가??
처음엔 그렇게 아픈지 모르고 해서 할때 무섭지 않았는데..
두번,세번 하게 되니 무섭고 하기 싫어지더라구요..울기도 엄청 울고..헤헤..^^;
저 검사하러 갔을때 저보다 어린애가 먼저 했었는데 그앤 울지도 않더라구요..꼴에 남자라고~~ㅋ
그냥 울면 덜 아픈거 같고 나의 아픔을 알아주는거 같고 그래서 더 서럽게 울었는지도 몰라요..
세번째인가 네번째인가 검사할땐 한쪽 골수가 안나와서 서너번 찌르고..-_-;;;;;;;;;;
의사들도 한번 실험삼아 해봐야 얼마나 아픈지 알텐데 라는 생각까지 들었었어요..ㅋㅋ
자기자신에게 맞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큰병일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나을거라는 어느정도의 기대와 희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생각대로 다 나았고 지금은 회사도 다니고 있어요..
1년간의 투병생활을 마치고 조금 몸조리를 한 다음부터는 검정고시 학원도 다니고..
수능학원도 다니고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전문대도 졸업했고 이번에 회사에 입사도 했습니다.
지금 치료를 받고 계신분들 많이 힘드시겠지만 꼭 나을거라는 믿음을 가지시기 바래요..
제가 병원에 오래 있었던 만큼 알고 지내는 레지던트 샘들이 많은데요..
가끔 병원에 외래 진료 받으러 가서 만나면 제가 이렇게 건강하게 다니게 될줄을 꿈에도 몰랐다고 하더라구요..그게 샘들이 할말인지는 모르겠지만..-_-ㅋ
아..저는 올해부터 6개월에 한번씩 외래진료 받으러 가요..
저의 주치의 샘이 정년퇴직하면서 3개월에서 6게월로 변경되었거든요.
어쩌면 저는 저의 주치의샘 덕분에 살아난걸지도 몰라요..
나이가 좀 많으셔서 깐깐하셨거든요..1년간 저는 단 하루의 외출도 허락되지 않았고..-_-ㅋ
그리고 뭐든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면 이것저것 검사를 해서 왜 그런지 해결이 나야했거든요.
뭐..검사결과는 늘 괜찮다고 나왔지만..저의 샘은 어느것 하나도 소홀히 넘기시지 않으셨어요.
그에 비하면 지금 주치의 선생님은 좀 소홀하다고 느껴지죠..
암을 극복할수 있는 비결은..
주치의 선생님의 말을 하늘같이 따를것과 병이 나을거라는 확신입니다.
자신의 병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그 병은 별거 아니거든요..
병원에 일년간 있으면서 주위에 같이 투병하시던 분들 떠나시는거 많이 봐왔고
어쩌면 두려움이 더 커졌을지도 몰라요..그치만 뭐든 내 마음먹기에 달린거니까요..
지금 힘드신 분들 마음을 강하게 하시길 바래요..
그래서 저처럼 힘든거 다 이겨내시고 남은 생을 자신을 위해서 투자하시면 살아가시길 바래요..
혈액암은 다른 암과는 달라서 완치판정이 나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일반 암은 5년이 지나기까지 재발이 안되면 완치라고 하던데..
혈액암은 10년이 지나도 재발한다고 하더라구요..
혈액암든 다른 암처럼 잘라내는 수술도 불가능하고 여러모로 힘들다고 생각해요..
그치만 꼭 이겨내시길 바라구요..
늘 긍정적인 생각만 하시길 바래요..
다 나으면 무슨일을 할지..그런 꿈을 상상하면 이겨내기 더 수월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이제 주말이네요..즐거운 주말 보내시구요..
우리 모두 힘내요~~
간병하시는 분들도 많이 힘드시겠지만 제일 힘든건 그일을 겪고 있는 분이라는거 생각해주시구요..
아픈분들이 신경질 내는거 다 참고 받아주시기 바래요..
저도 병원에 있으면서 성격 많이 안좋아졌거든요..아프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은거 같아요..-_-ㅋ
이해해주시고 사랑으로 감싸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은 많이 의료보험 혜택도 받으실수 있고 행복한거라고 생각합니다.ㅋ
제가 아팠을땐 비보험이 굉장히 많았거든요..병원비가 많이 나와서 의료보호대상자가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병원비가 5천만원이 나왔습니다.
제가 내야하는게 5천만원이고 제가 낫기 위해 들었던 병원비 총 액은 1억이었습니다..;;;;
조금 이따 아플걸 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아플라믄 나중에 아프지 라는..ㅋㅋ
무튼..혜택을 받을수 있는것도 운이라고 생각해요..아픈것만 너무 나쁘게 보지 마시고 이런 혜택이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길 바래요..
작은 일에도 긍정의 생각을 불어넣어야 이겨낼수 있는게 암이라는 병이예요..
아..주절주절 말이 많아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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