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9월이 시작되는 첫 월요일(love letter 6)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2. 9. 3. 09:02

사랑하는 딸에게

 

오늘은 9월의 첫 월요일

 

모두들 월요일 아침이라 학교 간다고 그리고 출근한다고 바쁘구나

 

우리딸은 지금 병원에서 호중구 치수 오를 때를 기다린다고 초조하지

마치 학교에 지각한 학생처럼…….

 

토요일에는 산책도 잘했고 정말 힘들었지만 씩씩하게 앞으로 잘 가더구나

 

홍비가 산길을 조금씩 갈 때 어땠니? 힘만 들었니? 아님 운동을 하고 나니 좋았니?

아빠는 그것 보다는 큰 가족의 힘과 홍비를 지켜주는 커다란 포스를 보았다

 

언제나 홍비 곁에서 손을 잡고 걸어가 주는 엄마

홍비가 지루할까봐 또 얼마나 남았는지 궁금하면 앞을 뛰어갔다 되돌아 와서는 얼마 남지 않았다는 유용한 정보를 주는 믿음직한 오빠 

뒤에서 걸음을 독촉하고 가족을 함께 데리고 같다오는 아빠

 

이 모든 사람이 함께 지금의 홍비랑 있다는 것 잊지 말고 홍비는 절대 외롭게 걸어가지 않는다는 것도 명심해

 

홍비야

아빠는 120살까지 건강히 산다고 너한테 약속했잖아

 

아빠가 그때 나이가 들어 혹 아프면 지금 아빠가 하는 것처럼 우리 딸이 아빠의 선장이 되어서 데리고 가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골고루 먹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무엇보다도 좋은 생각과 긍정적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조금 있으면 호중구 수치도 오르고 또 항암치료가 시작되겠지.

살다보면 앞에 일어 날 일이 무엇인지 몰라 답답하고 어떤 때는 자신의 욕심과 아집으로 누구나 예측 가능한 일인데도 보이지 않아 실수할 때가 있단다. 그래서 말인데 절대 초조해할 필요가 없어.

조금의 시간차만 있을 뿐이야

 

홍비와 아빠는 이 드라마의 결론을 알고 있잖아

홍비는 호지킨 림프종을 6개월 후에 이겨내고 학교로 돌아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사회에서 자기 일을 찾아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사람으로 가족이랑 아주 아주 행복하게 살다가 나중에 호호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서 다시 가족들과 만났다

 

내년에는 우리 다시 지리산에 가봤으면 좋겠다 그기서 매년 아빠의 생일을 맞이 했듯이…….

아름다운 지리산에서 아빠 생일 밥 해줘

 

사랑하는 홍비 화이팅 !

 

 

2012년 9월 3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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