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아버지의 편지(love letter 22)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2. 10. 22. 15:27

사랑하는 딸에게

 

오전에 조금 내리던 가을비가 이제는 제법 많아져 하늘마저 어둡구나

아빠는 가을비를 보면 좀 쓸쓸한 생각이 많이 드는데 홍비는 어때?

가을비가 내리면 기온이 많이 떨어질텐데 밤에 잘때 따뜻하게 이불도 잘 덮고 산에 운동하러 갈 때도 꼭 따뜻하게 다니고 특히 모자 잘 쓰도록 해

 

어제는 퇴원하고 집에 와서는 외식하고 싶어 목욕도 하고 예쁜 옷도 갈아입었는데 그마저도 차를 타고 가야 하기에 가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구나. 하지만 예쁜 니 모습 본 것만으로도 아빠는 행복하단다

많이 서운했지. 우리 치료 다하고는 신나게 놀러 다니고 그러자 ! 아빠가 꼭 약속할게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지냈니? 매일 반복된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재미가 없을거야

아빠의 편지를 봐! 쓸 때마다 조금씩 내용이 다르잖니. 그건 우리의 일상과 생각 그리고 감정들이 항상 똑같지 않다는거야. 너도 이제 2달을 넘긴 새로운 생활이 지루할 수 있어. 하지만 처음 8월달과 비교했을 때 보다는 종양도 많이 사라졌고 생각도 성숙되어가고 있으니 그런 조그마한 변화지만 의미를 주면 지루하지 않을 것 갔다

이 가을 가끔은 창밖도 보고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하는 숙녀 홍비의 소식을 듣고 싶구나

홍비에게 주어진 시간 꼭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아빠, 엄마가 도와줄게       

 

아빠가 주는 편지에는 항상 너를 염려하는 말과 잔소리가 있지만 옛날 선비들이 자식에게 쓴 '아버지의 편지'라는 책도 보면 똑같잖아. 아마 시간이 흘러 변해도 아버지들의 마음은 똑같은가 보다

 

참 주말에 가족사진 찍으러 가기로 했잖니?

한 주 동안 건강관리 잘하고 홍비와 함께 찍은 사진은 아마 작품이 될거야 

 

아빠 딸 홍비가 곁에 있어서 너무 행복해

 

사랑해 

 

 

2012년 10월 22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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