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오늘 꿈사랑사이버학교 학습간담회에 다녀와서는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쓴단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경남지역의 부모님들 7분 정도만 오셔서 조금은 실망했단다
하지만 다들 개인의 사정이 있고 치료하느라 시간 내지 못해서 못 왔다고 생각한단다
교장선생님 성함이 안병익 선생님이셨는데 상당히 열정이 있고 소아암 운동을 오래하신 분이더구나
이런 저런 얘기도 많이 하고, 학생들에게 도움 되는 이야기, 미래에 대한 이야기 등을 많이 했단다
어떤 고등학생 아이의 엄마는 자신의 이야기 도중 슬픔이 차올라 울기도 하였단다. 그리고 이제는 부모님들이 더 이상 소극적이 않고 자기의 주장을 해야겠다고 아빠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간담회 때는 가능하면 우리 홍비도 같이 가보자
오후 3시쯤 간담회를 마치고 아빠는 우곡사로 약숫물 기르러 갔단다
우곡사 올라가는 길은 예전 보다 더 낙엽이 져서 떨어지고 있었단다
어느새 자연이 겨울 준비를 하고 있더구나. 올라가는 초입의 저수지에는 물결이 바람에 살랑거리고 간간히 철새들이 물위에 떠 있었단다
사랑하는 홍비야 !
겨울이 되어 나뭇잎이 단풍이 되고 또 땅으로 떨어지듯이 우리 딸 몸 안에 있는 암세포도 그렇게 사라지고 다 떨어져서 내년 봄에는 새롭고 건강한 세포들이 다시 소생 되겠지
이렇듯 우리의 자연은 이런 진리를 가르쳐 주는데도 어떤 때 아빠는 초조하기도 하단다
홍비 역시 그렇지는 않니 ? 아니 우리 딸은 의지와 믿음이 강하니까 아빠와 같은 의심은 없을거야?
오늘은 너의 고조 할아버지의 기일이구나. 예전 같았으면 늦게 제사 지내는 것 기다렸다가 맛있는 것 먹을 수 있는데 일찍 자야겠구나. 하지만 내년부터는 아빠가 제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줄테니 섭섭해도 올해는 참고 넘어가자
홍비야 !
많이 고맙고 널 많이 사랑해~
2012년 11월 10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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