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안녕, 홍바 !
어젯밤은 엄마랑 오빠랑 같이 논다고 늦게 잠을 잤지. 자주 그러면 안된다.
"두근~", "두근~", "두근~" 오늘은 사이버 학교 문예창작대회 작품결과가 나오는 날인데 어떻게 되었을까?
오빠의 태권도 4품 품증도 기대되고 회사 마치면 빨리 집으로 달려가야겠다
이제 아빠의 편지도 59번째가 되는구나. 아빠가 너에게 왜 편지를 쓰게 되었는지 아빠가 편지를 쓰기 시작한 이유를 말해 줄게.
처음 홍바가 많이 아프다는 것을 의사로부터 들었을 때 아빠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고 뭐가 뭔지 이게 현실인지? 아님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지? 무척 당황스러워 그 자리에 멍하니 멈추어 서 있었을 뿐 모든 것이 정지된 상태였단다
오빠랑, 너, 아빠 3명이서 처음 김양수 교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 대화가 생각난다.
" 선생님이 제 아이를 낫게 할 수 있나요? 선생님이 자신 없다면 서울 큰 병원에 지금 가야할까요? "
" 아버님 저를 믿고 서울로 가시지 않아도 됩니다. "
" 선생님 여러 곳에 전이가 되어 있는데 제 장기를 떼어줄 수는 없습니까 ? "
" 그렇게는 안됩니다 "
그래, 아빠는 의사 선생님과의 대화에서 홍바의 아빠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단다
아빠의 건강한 장기를 줄 수도 없었고 치료나 검사 과정에서 너를 대신하여 골수를 채취할 수도, 항암주사를 대신 맞아줄 수도 없었단다. 심지어 그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도 아빠는 느낄 수가 없는 무능한 아빠였단다.
버럭쟁이 아빠 ! 사진 보다가 혼자서 우는 바보 아빠 !
그러던 어느 날 매일 편지를 써서 암에 걸린 엄마를 낳게 한 영국 소녀의 기사를 읽게 되었고 아빠도 그 아이들처럼 너에게 편지를 계속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단다
편지를 쓰면서 아빠가 하고 싶은 말도 정리를 할 수 있었고, 홍비의 생활 습관과 부족한 점에 대해서도 편지를 통해 전달이 가능했단다. 또 홍비는 학생이니까 홍비 정도의 나이에서 알아야 될 교양과 지식들을 편지로써 알려주고도 싶었단다. 예쁜 글도 소개하고 인문학적인 생각과 사상, 위인들의 이야기도 소개하고 싶었단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글을 쓸수 있었던 힘은 바로 홍바를 사랑하는 마음이란다.
사랑하는 나의 딸 ! 홍바야
아빠는 이제 혼자서 눈물 훔치는 바보 아빠가 아니란다.
아빠는 이제 홍비를 완치시켜서 자랑스러운 아빠가 꼭 될거야
'홍비 오일'도 만들었고 '홍비 명령 HongBee Order'도 만들어서 사랑하는 딸의 완치를 1등으로 도운 영원한 홍바의 아빠로 남을거야
아빠를 이렇게 변화시키고 사랑과 행복을 가르쳐 준 딸에게 아빠는 참 많은 빚을 지고 살고 있단다.
아빠, 영원히 홍바의 아빠로서 그 고마움에 답할테니 기회를 줘야해. 그리고 미리 이야기하는데 부녀지간에 이자는 없다. 너 꼭 사채이자로 갚으라고 할 것 같아 ㅠㅠ
아빠의 이 마음은 절대 천년, 만년이 지나도 변치 않을꺼야.
홍바~ 천년, 만년이 지나도 널 사랑해
2012년 11월 30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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