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어제 저녁부터 겨울비가 구슬구슬 내리는 구나.
겨울비, 그러고 보니 겨울비에 관련된 노래가 참 많구나
아빠가 아는 대표적인 노래는 김종서의 "겨울비", 김범룡의 "겨울비는 내리고"가 있단다
그동안 미루어 왔던 낚시를 하기 위해 모처럼 너와 바다로 고~고~ 했는데. 비가 내리고, 바람은 쌩쌩~ , 기온마저 추워져서 고기 구경도 못하고 오늘의 성과물로는 조그마한 불가사리 한마리. ㅠ ㅠ
그래도 너 말처럼 많은 지렁이들을 바다에 살려 주었으니 그 아니 기뻐할 소냐.
하~, 하~, 하 ~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 라디오에서 들려온 Kansas의 " Dust in the wind " 라는 곡에 아빠는 겨울 사나이로 변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구나. 딸도 성인이 되면 이 곡 한번 음미하며 들어 보려무나.
너는 허무하게 듣지 말고 그냥 시원한 바람 쐬며 먼지를 날린다고 생각해보렴
초여름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그러면 Kansas의 목소리도 시원한 바람소리처럼 들릴거야.
찬바람이 불 때는 친구들이랑 포장마차에 앉아서 주저리 주저리 사는 얘기들, 흘러간 추억들 얘기하는 것이 또한 재미난 것인데, 세상이 온통 인터넷이랑 스마트폰 등의 문명의 이기로 사람 사이의 간격이 더 멀어진 느낌이다. 짧은 단문에 익숙한 사회, 형식적인 칭찬들, 짧은 안부와 그냥 인사말이 된 "다음에 한번 봐 !"
친구 사이의 깊은 사귐을 나타내는 말로는 관중(管仲)과 포숙(鮑叔)의 사귐이란 관포지교가 있으며, 백아(伯牙)가 친구인 종자기가 죽자 거문고 줄을 끊어 버리고 세상에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음을 슬퍼했다는 백아절현(伯牙絶絃), 지음(知音) 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단다.
그 외에도 친구 사이가 친밀하여 쇠보다 굳고 향기가 난초와 같다는 뜻의 금란지계(金蘭之契)와 허물없이 친한 친구를 가리키는 말인 막역지우 (莫逆之友), 서로 죽음을 함께 할수 있는 사이의 친구인 문경지교(刎頸之交), 물과 물고기 사이처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란 뜻의 수어지교 (水魚之交)와 죽마고우(竹馬故友), 지란지교(芝蘭之交)와 같이 많은 고사성어들이 있단다.
홍바와 지금의 친구들은 어떤 사귐이니 ?
때로는 수어지교처럼 헤어질 수 없는 사이였다가도 시간이 지나도 아름다운 향기를 간직하는 지란지교, 서로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지음과 같은 친구들이 되도록 하여라.
오늘은 추운데 낚시하느라 힘들었지 ? 깨끗이 씻고 저녁에 일찍 꿈나라로 가자구나
사랑해 ~ 홍바, 내♡ 꿈♡ 꿔♡
2012년 12월 2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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