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달마대사에서 육조단경을 지은 혜능까지(love letter 63)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2. 12. 4. 11:20

사랑하는 딸에게

 

오늘은 어제 저녁에 들려주다가 다 못한 선불교 이야기를 쓴다

 

달마대사가 중국으로 오기 전에도 중국에서는 불교가 전파되었지만 대부분이 왕이나 귀족들이 믿는 종교였고, 경전 해석에 치우쳐, 인도의 경전을 중국의 말로 바꾸는 불교에 가까웠단다

달마대사하면 홍비도 여러 곳에서 그림을 봐서 알 것이다. 스님 같지 않고 조금 무섭게 생겼고 대머리에 배가 볼록하게 나온 그림의 주인공이란다

달마(達磨)는 원래 인도의 왕자 출신으로 승려가 되어 중국 소림사(少林寺)로 와서 처절한 자기수행으로 깨우침의 경지를 추구하는 선종(禪宗)의 불교를 창시하게 되었단다

유명한 소림권법을 창시한 승려이기도 하단다. 그는 그의 선법(禪法)을 제자 혜가(慧可)에게 전수하였단다

 

혜가는 어려서부터 유교의 경전을 공부하고, 성장하여 불교 서적을 읽으면서 스스로 생각한 바가 있어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단다. 여러 곳을 두루 다니면서 공부하다가 40세에 달마를 만난 일화는 유명하다.

혜가가 달마를 만나서 가르침을 청했으나 달마대사는 오로지 벽을 마주하고 수행하며 외면 했단다. 큰 눈이 내리던 어느날 밤, 그는 눈 속에 서서 등을 돌리고 수행하고 있는 달마를 향해 자신의 왼팔을 잘라 구도의 결연한 의지를 보였고 드디어 제자가 되었단다

그 후 나중에 두 사람 사이에 '안심(安心) 문답'이란 유명한 대화가 있단다 

 

"그래, 무엇을 알고자 하는가?"

"마음이 심히 편치 않습니다."

"편치 않다는 그 마음을 어디 가져와 보라."

"찾아보니 없습니다."

"됐다. 그대 마음은 편안해졌다."

 

혜가는 큰 스님이 되어 승찬에게 도를 전하고, 승찬은 도신에게, 도신은 홍인에게, 홍인은 선종의 6대조사가 되는 혜능에게 도를 전하였단다

 

혜능스님은 '육조단경(六祖壇經)'이라는 저서가 유명하고, 아직 아빠도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지만, 육조단경에 의하면 모든 사람에게 불성(佛性, 부처의 성질)이 있으며 사람의 본성은 원래 순수하다고 선언하였다. 그래서 경전을 읽거나 사찰을 건립하거나 재물을 바치거나 부처의 이름을 암송하여 극락 왕생을 기원하는 등의 일보다는 오로지 자기 자신의 본성을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 중요하니, 그 안에 모든 부처의 가르침이 갖추어져 있다고 한단다.

혜능은 젊었을 때 가난하고 무식했으며 장작을 팔아서 생계를 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장작을 지고 시장에 나갔다가 한 승려가 금강경을 독송하는 것을 듣게 된 혜능은 불교에 귀의할 뜻을 굳히고는 홍인에게 들어가서 제자가 되고 그의 도를 전수 받았단다.

유명한 일화로는 어느 날 혜능이 광효사에 들러 조용히 맨 뒷자리에서 인종법사의 강연을 듣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갑자기 바람이 불어 절의 깃발이 펄럭이고 이를 보고 많은 사람들의 논쟁이 벌어졌단다

어떤 사람은 깃발이 움직인다고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바람이 움직인다고 하며 논쟁을 벌였지

이 때 혜능이 말했단다

 

“깃발이 움직임도 아니요, 바람의 움직임도 아니요, 단지 그대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혜능의 말을 들은 인종법사와 사람들은 스스로 제자가 되어 혜능을 스승으로 모셨단다

 

휴~ 아빠도 너무 긴 이야기를 쓰려고 하니 머리가 지끈지끈 거리는 구나

 

사랑하는 홍비야 !

아빠가 왜 이렇게 지루한 선불교 이야기를 할까?

그것은 바로 홍비의 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단다.

그동안 홍비가 아프고 치료를 하면서 많이 힘들었고 또 앞으로도 지금 왔던 만큼 더 길을 가야한단다

하지만 그럴수록 걱정하지 말고 힘들고 어려운 마음이 있다면 그 마음을 엄마와 아빠한테 주면 좋겠다

아빠가 편하지 않는 너의 마음이 있다면 가져갈게. 그래서 너는 항상 웃고 즐겁고 편안해 지도록 하여라.

바람이 분다고 그 바람에 마음을 뺏기지도 말았으면 한다.

 

사랑하는 나의 딸 홍비야 !

이제서야 아빠가 너의 마음을 가져간다는 말을 해서 정말 미안해.

좀 더 일찍 알았어야 했는데 참 바보 아빠구나.

너로 인해 매일 매일 아빠는 깨닫고 몸으로 느끼고 사랑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는구나.

정말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2012년 12월 4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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