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동생의 다리가 되어준 오빠(love letter 65)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2. 12. 6. 10:38

사랑하는 딸에게

 

오늘로 이틀째 기말고사 치러 학교에 등교를 하구나

친구들은 많이 만났니? 또, 친구들이랑 사진 찍고 수다 떨고 그렇게 했니? 보건실이랑 급식소가 가까워서 맛있는 점심 내음이 코를 유혹했을 것인데 잘 참았는지 모르겠구나

 

요즘 인터넷으로 풋풋한 동영상 하나가 올라와 있구나

시간은 28초로 비록 짧지만 아빠는 이 영상을 보고 너희 오누이 생각이 들었단다

동영상의 내용은 이렇단다

6~7살 정도 되어 보이는 오빠와 3~4살 되어 보이는 여동생이 있었단다

두 아이가 돌담길을 가다가 빗물이 내려오기 위해 만들어 놓은 물길의 틈 사이를 지나게 되었단다. 오빠는 다행히 그 사이를 건널 수 있었는데  여동생이 건너기에는 무리였단다. 잠깐 오빠가 손을 내밀어 잡아 주었지만 그래도 여동생은 건널 수가 없었단다. 그러자 오빠가 동생이 길을 건너올 수 있게 끔 그 틈 사이에 누워서 다리가 되어주고 여동생은 오빠의 몸을 밟고 무사히 돌담길을 걸어가는 장면이란다

 

험한 세상에서 동생의 다리가 되어준 오빠 !

 

참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겠니?

회사 마치고 아빠 집에 가면 Simon & Garfunkel이 부른  ' Bridge Over Troubled Water '이란 노래와 함께 보자구나.

 

사랑하는 홍비야

너 '인디언의 기우제'란 말 알지?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내린다는 풍습에서 나온 말인데, 왜 반드시 비가 올까 ?

그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믿음을 바탕으로 한 끈질김과 기다림 그리고 긍정적인 삶의 자세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말하고자 하는 듯하다.

그러니 너도, 아빠도, 우리 가족 모두 그런 기우제를 지내는 믿음과 각오를 가져야 하겠지.

참, 인디언이란 말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인도의 일부로 착각하여 원주민을 인디오(Indio:에스파냐어로 인도인이라는 뜻)라고 불렀는데서 유래한 잘못된 표현이니 이것도 상식으로 알아두고 아메리카 원주민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구나

 

사랑하는 아빠 딸, 홍비야!

니가 힘들고 어렵지만 항상 아빠를 포함한 우리 가족은 너와 함께 간단다.

넘기 어려운 장애물을 만나면 아빠는 기꺼이 너가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다리가 되어줄테니 우리 모두 아메리카 원주민이 지내는 기우제처럼 그렇게 그렇게 앞을 나가자구나

그럼, 오늘은 여기서 이만 쓰고 아빠 집에 가면 편지글에 나온 동영상도 같이 보고 또 학교 이야기도 아빠한테 들려줘

  

사랑해 그리고 시험 잘 쳐 ㅋㅋㅋ

 

 

2012년 12월 6일

 

사랑하는 아빠가

 

love letter -0065 동생의 다리가 되어준 오빠.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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