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love letter 62)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2. 12. 3. 09:00

사랑하는 딸에게

 

매서운 겨울 바람에 기온이 많이 떨어졌구나.

사람들의 옷도 많이 두터워졌고 거리는 더욱 더 한산하구나.

아빠의 초등학교 시절에는 겨울에는 추수가 끝난 벌판에서 친구들과 총싸움이랑 칼싸움도 하고 얼음 썰매도 많이 탔었는데 ……. 무엇보다도 겨울이 오면 따뜻한 물도 귀하고 잘 씻지도 않아서 손등이 온통 터져서는 피가 흘러나오곤 했단다. 요즘은 그래도 아파트에 사니까 온수 걱정 없고 그럴 염려는 없어서 다행이다.

 

겨울 생각하니 어릴때 부른 '겨울바람' 이란 노래가 생각나는구나

 

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
겨울바람 때문에 꽁꽁꽁!

 

손이 꽁꽁꽁 꽁!
발이 꽁꽁꽁 꽁!
겨울바람 때문에

 

홍비는 이 노래 아니 ?

 

그때 그시절 겨울밤이면 바람소리가 참 무서웠어. 방문 앞으로 바람이 큰 소리를 내며 쉬잉~하고 불었고 늦은 밤 화장실 가는 것도 고충이었단다. 다들 집안에 화장실을 두지 않는 시기였단다

그래도 작은방에 온 식구가 두꺼운 솜이불 속에 같이 자고 겨울에는 고구마와 동치미를 함께 먹는 재미도 있었지.    

 

사랑하는 홍비야 !

우리가 살아가다보면 항상 즐겁고 신나고 좋은 것만 나한테 올 수는 없단다.

그리고 영원할 것만 같았던 어린시절과 청소년 시절도 도도한 시간의 흐름에 의해 우린 어느새 어른으로 서있게 되는 거란다.

어른이 되면 지금보다는 더 자유롭게 자기 의지대로 결정하고 살 것 같지만 책임이라는 또 다른 녀석이 항상 따라 다닌단다. 홍비도 초등학교 때와 중학교 때에 느끼는 것이 다르잖니?

   

겨울은 완성의 계절이라고 한단다.

자연이 잠만 자는 시기는 아니란다. 씨앗들이 봄이 되어 싹을 틔우고 땅을 뚫고 나오기 위해서 긴 준비를 하는 시기란다.

이 겨울 우리 홍비도 내년을 위해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할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하여라

그리고 산에 갈 때는 아빠가 사놓은 모자랑 장갑 잊지 말고 따뜻하게 운동 다니도록 해

참, 꿈사랑사이버학교 문예창작 <은상> 수상 축하해

 

그럼, 다시 예전의 건강한 홍바로 돌아올테니 이제부터 염려하지 말고 우리 잘 먹고 잘 싸우고 잘 놀자

나의 사랑스러운 딸, 아빠가 항상 곁에서 든든히 지키고 있을게

사랑해 ~    

 

 

2012년 12월 3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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