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천지를 다 뒤져서라도 꼭 땅콩을 너한테 가져가마(love letter 57)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2. 11. 28. 11:02

사랑하는 딸에게

 

어제는 너 전화 받고서 먹고 싶은 것 구하느라 마트에 갔단다

다행히 포도와 오이는 샀는데  햇땅콩을 사가지 못해서 미안해

맛있는 땅콩을 삶아서 우리딸 입안에 한알 한알 까 넣어 주는 재미가 얼마나 좋은데 그 녀석을 구할 수가 없었단다. 하지만 아빠가 꼭 구해서 너 앞에 갔다 줄테니까 하루만 더 기다려줘

홍바의 주문에 대한 아빠의 초능력을 알잖아

 

땅콩을 찾다보니까 문득 이형기 시인의 부재(不在)란 시가 생각이 나구나

 

그는 없다

온 천지 다 찾아도

천지 저 혼자 덩그렇게 있을 뿐

그는 없다

 

아 ! 정말 시인은 천지를 다 뒤졌을까?

아빠는 천지를 다 뒤져서라도 꼭 땅콩을 찾아서 너한테 가져가마

그러니 우리 딸도 반드시 다시 건강해져야 한다. 아빠한테 약속할 수 있지?

 

사랑하는 홍비야 !

겨울이 성큼 우리 앞에 왔구나. 겨울은 만물이 잠자는 계절이라고 하지만 봄을 위한 준비의 계절이기도 하단다. 이 겨울 지혜롭게 잘 보내고 항상 건강하게 아빠한테 잔소리 많이 해줘야 한다

그리고 점심때는 아빠가 사다 놓은 우리밀 밀가루로 칼국수 만들어서 맛있게 먹어봐. 아빠꺼 조금 남겨 놓는 센스는 기본이겠지    

 

아빠는 이제 땅콩을 찾으러 떠난다

사랑해 ~ 홍바 !

 

 

2012년 11월 28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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