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동우 삼촌의 결혼식 날(love letter 54)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2. 11. 25. 19:47

사랑하는 딸에게

 

아침 일찍 일어나서 홍바 얼굴도 한번 보지 못하고 아빠는 친척들이랑 함께 너 작은 할아버지 집으로 일찍 갔단다. 너도 알고 있듯이 오늘은 동우삼촌의 결혼식 날이란다

이번 결혼식은 못갔지만 다가오는 토요일 신혼여행 갔다가 돌아오면 같이 가보자구나

오늘 결혼식은 신부집이 있는 통영에서 하였단다. 옆에 바닷가도 있도 새로 건축한 예식장이라서 그런지 예뼜단다.  새로 시작하는 신혼부부들이 참 예쁘고 좋게만 보이더구나

아빠도 결혼식 하는 동안 15년 후를 잠시 상상해 보았지

"딴~딴~ 딴딴" 음악 소리에 맞추어 아빠가 홍바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입장 하지만 아빠는 순순히 너를 손을 놓아 주지 못할 것 같아. 한 참을 머뭇거리다가 너의 손을 놓아 주겠지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겼다가 마치 60년대 영화 <졸업>의 한 장면처럼 예식문이 낭독되기 전 홍바를 보내주기 싫어서 홍바의 손을 잡고 도망치는 아빠, 헐~~~

아빠 아마 그렇게 할 것 같아서 지금부터 너무 걱정된다

 

사랑하는 홍바야 !

너가 어른이 되어 웨딩드레스 입으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모두들 입을  벌리고 '와'하는 감탄사만 할 것 같아. 너는 아빠 곁에 오래오래 있다가 결혼하거라. 약속 꼭! 꼭!

그리고 결혼 허락하는 조건으로 아빠랑 100M 이내 거리에 살 것, 신랑될 녀석은 반드시 아빠의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시험 문제는 그때 가면 알려주고 지금은 비밀이야

 

그리고 홍바야 어제 검도장에서 아빠가 보고 싶다고 해서 갔는데 관장님이랑 같이 운동하는 창원검도관 활검회 아저씨들이 너 치료하는데 보태라면서 돈을 조금씩 모아 놓았더라

모두들의 성의고 마음이라서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가져왔단다. 그 돈을 어떻게 할께 생각해 봤는데 그 돈은 홍비를 알고 염려하고 사랑하는 검객들의 마음이니까 다른 곳에 사용하지 않고 너 치료비에 넣어서 사용하는 것이 옳은 것 같구나.

홍비 다 나으면 호구 쓰고서 아저씨들 머리 한번씩 세게 때려주면 다들 좋아할 것 같아

그 아저씨들은 건강하게 같이 운동하기를 바라는 염원이 있으니 홍비 좀 피곤하겠는 걸

시합 때마다 여성부 대표로 홍비 나가라 하면 어쩌지? ㅋㅋㅋ

 

일요일 이라고 너무 늦게까지 놀지 말고 일찍 씻고 일찍 자자

참 다음부터는 봉하마을에서 사온 친환경 현미로 밥해 줄테니 밥도 더 맛있게 잘 먹자

사랑해~

 

 

2012년 11월 25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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