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동안거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구나(love letter 51)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2. 11. 21. 10:04

사랑하는 딸에게

 

오늘은 아침부터 바쁘겠구나.

단발머리 한 니 모습도 많이 예쁠 것 같은데, 어제 준비한 것처럼 예쁜 블라우스와 흰 가디건 그리고 치마입고 그렇게 병원가면 여신이 나타났다고 할 거야.

 

사랑하는 홍비야 !

불가(佛家)의 스님들은 이맘 때가 되면 동안거(冬 겨울 동, 安 편안할 안, 居 살 거)라는 의식을 시작 한단다.

동안거란 것은 겨울인 음력 시월 보름날부터 이듬해 정월(1월) 보름까지 승려들이 일정한 곳에 머물며 참선과 도를 닦는 일을 말한단다.

다음 주 수요일이 음력으로 시월 보름날이니까 동안거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구나.

이렇게 스님들은 약 겨울 3개월 동안 수행에 들어가서는 내년 2월 24일(음력 1월 15일)에는 동안거 해제라는 것을 한단다.

해제란 마친다는 의미겠지? 하지만 해제는 끝이 아니란다. 다시 스님들은 세상 속으로, 자신의 절로 가서는 계속 정진을 하고 중생들과 살아가는 것이지. 

 

이쯤 되면 홍바는 또 아빠가 무슨 얘기할지 느낌이 오지?

벌써 다 알아맞히면 재미없는데 ㅠ ㅠ

그래 그렇단다. 홍비에게도 이제 동안거의 시간이 시작 된 거야.  홍비가 일생동안 살면서 딱 한번 경험하는 자기수행과 성찰의 시간이 시작된 거지. 다른 사람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만이 누리는  하느님의 자기 성장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된 거지.

사실 아빠는 부모로서 사랑하는 딸에게 주인공 자리를 주신 신(神)이 많이 원망스러워. 더 잘 할 수 있는 아빠가 있는데 말이야. 아빠가 하면 너무 시시하게 잘 끝낼 것 같아서 그런가?

어쨌든 이번 주인공은 사랑하는 '나의 딸 홍바'니까 우리 더 이상 불평하지 말고 잘하자

또한 이번의 동안거는 홍비만의 동안거는 아니야. 아빠도 엄마도 오빠도 할머니에게도 함께하는 동안거,

우리가족의 동안거, 나아가 아빠가 아는 모든 친구들의 동안거, 더 발전해서 모든 아픔과 사랑이 필요하고 또 그것을 나눌 줄 아는 전 세계인의 동안거 인거야

 

사랑하는 나의 홍비야 !

오른 손을 들고 아빠를 따라 해봐

" 선서 ! "

" 나 서홍비는 2012년 동안거를 시작함에 한 치 흐트러짐 없이 정진의 길을 갈 것이며 "

" 반드시 이 기간을 잘 마쳐서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는 마음을 간직 하겠습니다 "

 

그래, 우리 잘 해낼 것이고, 아빠도 자신 있고 홍비도 자신 있지 ?

스님들이 동안거 해제를 하듯이 우리도 그때쯤 완전관해라는 완치를 얻자구나

 

오늘 병원에 잘 가고 아빠가 홍바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달려갈 테니 심심하면 문자해

'아빠 CALL'

 

홍바야 ! 사랑해 ~

 

 

2012년 11월 21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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