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어제는 엄마와 니가 없는 방에서 오빠랑 함께 잤단다
집도 횡하니 빈 것 같아서 밤늦게 뒤척거리다가 겨우 잠들어 아침회의가 있는 날인데 지각할뻔 하였단다.
그래, 지금 있는 병실은 어떠하니? 춥지는 않고 아님 히터를 너무 틀어서 많이 건조하지는 않니?
추운 날씨에는 옷을 따뜻하게 입어 주는 것도 중요하고 따뜻한 온수 복용으로 몸에서 모자란 수분도 잘 보충해 주어야 한단다.
사랑하는 홍비야 !
이번 4번째 항암치료 사이클이 끝나면 그동안 치료성적을 채점하기 위해서 다시 PET-CT와 골수검사를 하게 될 것이란다.
홍비가 지금까지 열심히 치료도 하고 생활도 잘했기에 분명 하나도 틀리지 않는 100점 만점을 받을 것임이 분명하지만 아빠는 니가 대학입시 치루는 것보다도 하루하루 그날의 다가옴이 더 긴장되고 기다려지며 좋은 결과 나오기를 바라며 기도한단다.
검사하는 날에는 회사에 꼭 휴가내고 엿이랑 화장지, 찹쌀떡, 포크 사가지고 검사실 밖에서 종종걸음하며 기다려야겠다.
참, 어제 꿈사랑사이버학교의 학부모 수기공모 결과가 나왔단다. 아빠 동상 먹었다.
이번에야 말로 딸한테 이겨볼려고 했는데 또 졌구나. ㅠ ㅠ
딸한테 졌지만 우리딸이 아빠를 이겨서 기분은 너무 좋단다
이건 좀 심각한 딸바보 증상이지? 아님 영원히 고칠 수 없는 아빠의 불치병……. 흑~흑~
사랑하는 홍비야 !
아빠는 남들이 딸바보라 놀려도 좋단다. 왜냐하면 홍바를 사랑하는 홍바라기가 사실이니까
사랑해 홍비~
2012년 12월 11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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