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조그마한 홍바의 자전거(love letter 72)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2. 12. 13. 10:13

사랑하는 딸에게

 

어제 치료는 힘들지 않았니? 오늘은 집으로 돌아 오는 날이구나

너 입원한 며칠 동안 할머니께서 집 청소랑 빨래하느라고 고생이 많았단다. 고모집 김장도 거들고 하여 많이 피곤할테니 몸이 조금 안정되면 할머니 어깨 한 번 주물러 드리렴.

할머니도 해주고 싶은 것은 많지만 기력이 점점 쇠락해지셔서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어 하시는게 요즘 부쩍 아빠 눈에 보이는 구나

 

사랑하는 홍비야 !

오늘도 여느 때처럼 아파트 자전거 보관소에 묶여 있는 자물쇠를 해체하여 자전거를 타고 회사까지 출근을 했단다. 자물쇠를 풀면서 추운 공터에 너 자전거를 남겨 놓고 오는 아빠의 마음이 많이 아프구나.

평상시 같으면 겨울이니 자전거를 타지 말라고 하며 잠겨 있는 너 자전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것이지만 니가 아픈 이후로는 자꾸 아빠의 눈에 들어오는구나

 

' 조그마한 홍바의 자전거 '

 

이제 키도 부쩍 커버린 딸에게는 다소 작은 조그마한 꼬마 자전거가 추운 겨울에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구나. 저녁에 퇴근하면 다시 접어서 따뜻한 집 안에다 보관해야겠다.

참 그리고 오늘 아고라 서명하는 것 많이 늘었단다. 여러 인터넷 카페에서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기로 했는데 아빠랑 너 사이의 편지도 조만간 공개해야 할 시간이 다가 온 것 같구나

비밀 이야기가 사라지는 것 같아서 좀 슬퍼 ㅠ ㅠ

그래도 너 말처럼 많은 사람이 서명할 수 있고 그것으로 아픈 이들이 지원을 받는다면 좋은 일이기 때문에 아빠도 그렇게 많이는 서운해 하지 않을 거란다   

 

사랑하는 홍비야 !

너 집으로 돌아오면 아빠 제일 먼저 너를 꼭 안고 싶구나   

그러면서 "사랑해 ~ 그리고 또 사랑해"라고 말할거야

 

사랑해 홍비

 

 

2012년 12월 13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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