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독일 호지킨 연구회(GHSG)에서 온 답장(love letter 112)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3. 1. 22. 11:08

사랑하는 딸에게

 

어제 비 내린 이후 아직까지 날씨가 많이 흐리구나

날씨에 따라 사람의 몸과 마음도 함께 움직이는 법이니 이런 날일수록 음악도 듣고 따뜻한 차(茶)로 몸이 처지지 않도록 관리 바란다.

 

어제 외래에서 의사 선생님과 비장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 했다며…….

의사 선생님도 당장 비장절제를 고려하는 것이 아니고 PET-CT 결과도 보고해서 좋지 않고 네가 성인이 되었을 때 추적관리해서 정말 안 좋으면 그때 고려한다고 하시니 안심이 놓아진다

 

이럴 때 쓰는 속담이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네가 처음 lymphoma를 진단 받기까지 여러 병원에서 허비한 시간 때문에 아빠에게는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구나

하지만 지금 의사선생님은 실력도 있고 네가 성인이 아닌 청소년이기에 여러 부분에서 많이 고심하시고 배려하는 모습이 진심이니까 아빠의 시름도 조금 줄어드는구나

 

치료에서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 아빠는 또 한번 느끼고 너도 잘 알고 있겠지?

 

사랑하는 홍비야 !

때론 '모르는 것이 약이다'라는 말이 살면서 이로울 수 있지만 지금 우리에게 처한 현실은 아는 것이 힘이 된단다.

그래서 어제에 이어 독일 호지킨 연구회(GHSG, German Hodgkin Study Group)에서 온 답장을 남긴다.

 

    Dear Chang Beom,

 

    "splenectomy" is not part of the routine standard therapy of adult patients with Hodgkin´s

    Lymphoma in Germany.

    In case of residual, PET-positive lymphoma in the spleen after 6 cycles of chemotherapy,

    adult patients receive localized radiotherapy.

    The German Hodgkin Study Group does not treat children with Hodgkin´s Lymphoma (HL).

    I would recommend to talk to the doctors if your daughter still shows signs of HL in her spleen

    and if they consider a splenectomy instead of radiotherapy.

 

    With best regards,

 

    Stefanie Kreissl / Trial Physician

 

    독일에서 호지킨림프종 환자에게서 "비장절제술"은 정해진 표준 치료의 부분은 아닙니다

    6 cycle의 화학치료후 비장에서 PET-양성 림프종으로 남겨져 있는 경우 성인 환자는 국지적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습니다.

    독일 호지킨 연구회는 아이들의 호지킨 림프종은 다루지 않습니다

    저는 당신의 딸의 비장에 여전히 호지킨림프종의 표시가 남아 있고 그들이 방사선 치료를 대신하여

    비장절제술을 고려한다면 의사와 대화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스테파니 크레이즐 / 임상 의사
 

여기서 하나 배운 것은 독일에서는 성인에 대해서는 방사선치료를 한다는 것과 모든 것은 담당의와 의논하고 계획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구나

그리고 국내의 소암암 관련 책자를 보면 5세 이하에서는 비장절제술을 신중히 고려해야 된다고 하니 이 부분도 알고 있도록 하거라

 

무엇보다도 우리의 비장은 다시 건강해지고 또 몸의 주인인 홍비가 매일 저녁 홍비의 명령으로 힘내라고 하며, 또 사랑한다고 속삭여 주니까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란다

너는 부러진 강남콩 줄기도 되살린 홍바잖니?

 

사랑하는 홍비야 !

하느님이 홍비에게 큰 사람이 되라고 주신 모래시계의 모래알들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구나.    

남은 치료 잘 견디어 내서 이번 봄부터 친구들이랑 재미나게 놀고 엄마와 아빠랑도 여행도 다니고 그러자

지금은 시간이 빨리 가지 않고 정지해 있는 느낌이지만 곧 아파트 화단에는 봄꽃들이 만개할 것이란다

 

열라 귀여운 홍바 ♬♪ ~

 

사랑해 홍바 ~

 

 

2013년 1월 22일

 

사랑하는 아빠가

 

love letter -0112 독일 호지킨 연구회(GHSG)에서 온 답장.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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