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또 다시 찾아 온 입원 날이구나
일요일이라 온 가족이 함께 병원에 와서 너는 오빠랑 병원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느라 아직 병실에도 오지 않고 있구나
아침에 학생의 입장에서 느낀 꿈사랑사이버 학교에 대한 너의 생각들을 아빠에게 말해 주어서 고맙단다
이제야 혼란했던 생각들이 조금씩 정리되고 있단다
어떤 일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반영을 해야지 자신만의 생각과 고집을 앞세우면 다른 길로 빠지기 쉽다는 것을 아빠는 곁에 있는 너를 두고 한참을 고심하였구나
언제나 아빠에게서 너는 보호하고 관심 가져야 할 꼬맹이 딸인 줄만 알았는데 아빠라는 이름표에 가려서 보지 않고 있었구나
사랑하는 홍비야 !
네가 아빠에게 말해 준 꿈사랑사이버 학교가 있어서 좋은 점을 다음과 같구나
첫째, 단절되는 학업을 계속할 수 있다.
둘째, 치료생활로 친구나 대인 관계에서 단절되기 쉬운데 화상강의를 통해서 비슷한 환경의 친구와 선생님을 만남으로서 단절을 줄이고 서로 마음을 열 수 있다.
셋째, 야외활동이나 여행등의 제약이 많지만 사이버학교에서 실시하는 수료식이나 여러 행사들은 바깥 나들이를 하도록 도와주고 생활의 활력소를 준다
그래, 지금까지 아빠는 큰 것과 큰 의미만을 찾았는데 너는 평범한 일상의 것을 감사하고 필요로 하고 있구나. 우리가 이렇게 입원을 하고 힘든 항암치료를 받는 이유도 바로 그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서 가족과 행복하게 지내고 친구들과 재미나게 놀기 위해서라는 간단한 진리였는데 …….
정녕 너에게 필요한 것이 거창하고 거대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잎 클로버였다는 사실을 아직도 아빠는 머리 속 지식으로만 간직하고 있었단다
이제는 지식이 아닌 가슴속에 넣어 두련다
사랑하는 홍비야 !
앞으로도 네가 느끼는 점들, 감정들과 원하는 것들에 대해서 아빠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주렴
아빠도 더 너의 말에 귀 기울여서 많이 듣고 허황된 욕심보다는 일상의 행복을 곁에 두는 지혜로운 아빠가 되도록 하마
오늘밤 아빠가 끝까지 곁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엄마랑 침대 마주보며 잘 자
사랑해~ 홍비
2013년 1월 27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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