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오후부터 항암치료에 들어가겠구나
아빠가 요즘 회사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너한테 신경을 많이 못 써 주었구나
예전 같으면 전화도 자주하고 그래서 귀찮아도 했었는데, 홍비가 먹을 만한 음식도 잔뜩 사서는 이것 저것 먹어 보라고 권하기도 하고 했었는데…….
아침에는 출근하려는데 오빠가 오후에 학원 마치고 네가 있는 병원에 간다고 아빠에게 버스 시간을 물어보더라. 오빠도 너에 대한 마음이 항상 염려스러운지 자기라도 동생한테 가서 즐겁게 해줘야겠다고 하는구나
혼자서는 처음 시외버스를 타고 길을 물어 찾아가야 할 텐데 오빠도 너처럼 아빠가 마냥 어린아이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자기 길을 찾아가고 있는 청년이 되어가고 있구나
사랑하는 홍비야 !
너도 잘 알고 있겠지만 오늘은 니가 받고 있는 항암치료에 대해서 아빠가 아는 만큼 이야기해 주마
ABVD치료는 사용하는 약제 4가지의 영문 철자를 따서 이름 붙인 치료로 Classic Hodgkin Lymphoma의 표준 화학요법이란다
A는 에이디마이신(Adriamycin)으로 독소루비신(doxorubicin)이라고도 한단다
B는 브레오신(bleomycin)으로 투약시 특히 폐기능 저하등을 주의해야 되는 약품이란다
V는 빈블라스틴(vinblastine)으로 약품에 대한 환자 교육 내용을 보면 투여 당일과 투여 후 1~2일간 충분한 양의 물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단다
D는 다카르바진(dacarbazine)으로 디티아이(DTI)라는 국내 상품명으로 나와 있으며 이 약제를 사용할 때는 햇빛에 민감해 질 수 있으므로 외출시에는 선크림을 바르고 모자를 착용하여 햇빛에 대한 노출을 최대한 피해야 한단다
그리고 모든 약품에는 니가 벌써 겪고 있는 부작용들이 있단다
속이 메스꺼움, 구토, 면역기능 저하, 탈모등등 ……
그렇기 때문에 치료를 받고 나서는 따뜻한 물도 자주 마시고 감염도 주의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몸의 활력을 불어 넣어 주어야 한다는 사실은 기본이겠지
사랑하는 홍비야 !
지난 일요일처럼 오늘 저녁에 오빠랑 아빠가 니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가련다
그래서 퇴원할 때에도 우리 가족 함께 집으로 들어가자
저녁에 아빠가 며칠 동안 건네 주지 못한 편지 들고 오빠랑 갈 테니 조금만 기다려
오늘도 치료 잘 견디어서 또 며칠 후에는 밝게 웃는 모습 기대 할게
사랑해~ 홍비
2013년 1월 29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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