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아빠가 변했어요(love letter 121)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3. 1. 31. 11:53

사랑하는 딸에게

 

아침에 일어나니 몸 상태는 어떻고 밥은 조금 먹었니?

물 맛이 돌아 오려고 하면 아무래도 며칠을 더 기다려야 하겠지?

어제 저녁에는 계란을 사오고 나서 맥반석 계란 만든다는 것을 깜박하고 아침에 부랴부랴 엄마에게 부탁을 했구나

 

" 아빠가 변했어요"

 

홍비야 네 말에 뭐라고 변명할 여지가 전혀 없구나

이제 치료 스케줄이 끝나가니까 아빠는 또 다른 일을 생각하고 준비하느라 너 건강과 생활을 솔직히 챙기지 못했구나. 예전 같았으면 이런 일은 절대 있지 않았을 텐데…….

   

그래 아빠가 너한테는 항상 도착 5분전 방심은 절대 안된다 해놓고 나 자신이 완전 방심하니까 오늘도 반성에 반성을 하고 가슴에 깊이 세기마

" 홍비 아빠 ! 이번에는 경고로 끝나지만 다음에는 레드카드, 퇴장이야 !!! "

 

사랑하는 홍비야 !

아빠 딱 한번만 용서해줘

요즘 엄마와 오빠 연합군에게 논리적으로도 밀리고 그래도 너는 아빠의 든든한 우방이었는데 너마저도 아빠를 용서해주지 않으면 아빠는 밥도 안 먹을 거야 ㅠ ㅠ

 

홍바의 너그러운 용서에 홍바라기 다시 태어날 것을 굳게 맹세합니다

 

아빠, 용서해주는 거다.

사랑은 베풀면 눈덩이처럼 부풀어서 다시 내게로 오는 법이니까?

너 이번에 퇴원할 때도 그렇게 되었잖니.

앞에 계시는 아주머니가 밥도 못 먹고 있길래 엄마가 고구마 데워서 드렸더니 그것 먹고 기운 차려서 너 퇴원할 때 딸기를 사가지고 병실에 있는 분들과 나누어 먹었잖니.

조그마한 고구마가 돌아 돌아서 딸기 상자로 변신하는 힘 !

 

사랑하는 홍비야 !

이제 마지막 남은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건강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 다시 한번 의지도 불 태우고 생활 주변도 살펴보자.

아빠도 끝까지 두 눈 부릅뜨고 네 곁에서 지키마

 

힘내 ! 홍바 ~

 

사랑해 ! 홍바 ~      

 

 

2013년 1월 31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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