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외래 진료 받으러 가는 날이구나
아침에 차는 막히지 않니? 가는데 멀미는 나지 않고 또 엄마가 네비게이션이랑 기계 조작하지 못해서 하이패스 통과 못한 것은 아니겠지 ?
어제 저녁에는 아빠가 고등학교 친구들 모임이 있어서 그기에 다녀 왔단다
밤 늦게 술도 한 잔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니 너는 어느새 새록새록 잠을 자고 있더구나
이번 만큼은 옛날 학창 시절 이야기보다도 사는 이야기들 그리고 너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었단다
아빠 고등학교 친구들은 공정만, 김경도, 김동우, 이재중, 정성문, 정원혁, 아빠 이렇게 일곱 명이 있는데 그 중 3명은 멀리 살고 급한 일로 참석하지 못하고 4명만 모였단다
너랑 오빠도 가끔 아빠의 모임에서 들었던 화려한 학창시절을 보낸 친구들이지
아마 그 이야기들은 소설 한 권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에피소드들로 각 각 친구들이 글을 쓰면 옴니버스가 되겠지
이번에 여름 휴가 때는 또 다함께 여행가기로 했단다
여행의 메인 이벤트는 '지리산 메기 낚시'로 홍바가 많이 기대해도 좋을 듯 싶구나
사랑하는 홍비야 !
어제 아빠 친구, 이 녀석들이 아빠에게 조그마한 봉투를 조심스럽게 건네주더라
" 미안하다. 이 정도 밖에 못해줘서 " 하며, 사는 것도 너, 나 할 것 없이 빠듯하고 비슷한 녀석들이 너 치료비하라면서 슬며시 건네는 돈을 아빠는 " 고맙다 "하며 받았단다
왜냐하면 주는 것도 우정이지만 받는 것도 우정이기 때문이란다
이것이 바로 일곱 남자들이 나누는 조그마한 우정이란다
아빠는 또 친구들에게 반드시 좋은 소식을 제일 먼저 알려 준다고 약속했단다
참 그리고 한가지 더 알려 줄 기쁜 소식은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책을 저술한 김난도 교수님이 꿈사랑사이버학교의 백제문화기행에 학생들을 위해 참가하시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신을 주셨단다.
아빠는 김난도 교수님이 참석해주신다면 너희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교수님의 책에 대한 토론을 했으면 한단다
사랑하는 홍비야 !
아빠나 아빠의 친구들을 보면 남자들은 좀 단순한 면이 많단다
이것 저것 생각하고 계획하는 것 보다는 일단 부딪혀 보고 질 것을 아는 싸움이라도 친구가 그 안에 있다면 무조건 달려들어야 직성이 풀리기도 하지.
그리고 생각 없이 일을 벌린다든지 기분이 좋든지 아님 힘든 친구를 보면 그 잠시 동안이지만 자기 것을 다 주어버리는 성향이 있단다
너도 나중에 어른이 되어 결혼하면 조금은 남자들의 그런 모습들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아마 너 남편도 이러겠지. "남자의 우정 때문에 …… . ㅠ ㅠ"
오늘 진료도 잘 받고 또 좋은 소식도 많이 듣고 오도록 하거라
그리고 아빠가 많이 많이 사랑한단다
사랑해 홍바~
2013년 2월 7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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