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원래 졸업식은 눈물이 있는 날이란다(love letter 136)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3. 2. 15. 16:29

사랑하는 딸에게

 

오전에 오빠 졸업식에 참석하고 오빠랑 함께 네가 있는 병원으로 가서 우리 가족 다시 함께 집으로 돌아왔구나.

오늘은 오빠의 졸업식 그리고 홍바가 마지막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는 날 !

돌아오는 차에서 넌 그 동안의 힘든 치료 과정이 하나 하나씩 생각나고 또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에 대한 걱정들로 인한 감정의 교차가 그대로 눈물로 쏟아져 나왔구나

그래 원래 졸업식은 눈물이 있는 날이란다. 그러니 너무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단다

아빠는 오히려 이 시간들을 견디어 온 네가 참으로 대견하고 이렇게 빨리 너만의 졸업식을 치룬 것에 감사하고 고맙단다

 

사랑하는 홍비야 !

병원 생활 많이 피곤했지?

그리고 막상 치료가 다 끝나고 퇴원하니 뭐라고 표현하지 못할 그 감정은 아빠도 조금은 느낀단다

하지만 이제 너는 더 이상 암세포와의 인연이 없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단다

그러니 네가 가지고 있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걱정은 모두 아빠에게 주고 너는 활짝 양 미간을 밝게하고 웃기만 하렴

 

암이란 녀석들의 세계에서는 아빠가 꼭 처용과 같은 존재가 되어 이제 아빠 얼굴만 보더라도 그리고 아빠 이름 석자만 써 놓아도 너 주변에는 얼씬도 못 할테니 ? 이런 아빠 믿지 ?

아빠는 너와 하는 약속은 꼭 지킨다는 것 알잖니

 

사랑하는 홍비야 !

오늘 밤은 푹 잘 자고 내일부터는 새로운 시작을 하자

오늘은 세계 소아암의 날이란다.

이 우주의 염원이 모아져서 너처럼 아픈 많은 다른 아이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전해질것이란다

내일은 우리 홍바가 다시 건강해지는 첫 날로 바로 홍바의 설날이란다

매년 2월 16일은 바로 홍바의 설 날 !

 

내일 아침은 활기차게 야~하며 고함 한번 지르고 아침을 맞이하자

또 오빠한테도 졸업 축하한다는 말 해주자

 

아빠가 많이 많이 사랑해. 홍비야 !

 

홍바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사랑해 홍바~

   

 

2013년 2월 15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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