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제 10의 아해에서 제 12의 아해까지(love letter 138)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3. 2. 17. 20:39

사랑하는 딸에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네 모습을 보니까 아빠는 많이 기쁘구나.

힘들텐데 그래도 가족들이 걱정할까봐서 더 웃고 조금이라도 먹고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네 마음이 그대로 아빠 눈에는 보이는구나.

오늘도 일찍 씻고 일찍 꿈나라로 들어가렴.

충분한 휴식과 수면은 면역력 향상에 있어 필수란다.

 

사랑하는 홍비야 !

오늘은 제 10의 아해에서 제 12의 아해까지 한꺼번에 소개하마.

 

제 10의 아해는 ‘김장훈’처럼 기부를 하며 독도를 지킬 것입니다.

 

제 11의 아해는 ‘김연아’나 ‘박태환’이 되어 우리 국민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 줄 것입니다.

 

제 12의 아해는 ‘싸이’처럼 강남 스타일을 노래하고 춤추어 전 세계인을 기쁘게 할 것입니다.

 

아빠가 아고라 청원에 나온 13인의 아해는 시작에서 대부분 위인이지만 제 10의 아해부터는 위인이 아닌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나온단다.

그러면 아빠는 채워 넣을 다른 위인들을 찾지 못해서 제 10의 아해부터 제 12의 아해를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의 이름을 이야기하고 있을까? 네가 생각해도 그것은 아닌 것 같지?

그렇단다. 우리 삶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은 사람 사는 세상의 모든 이야기란다.

그렇기에 비록 젊고 아직도 삶이 많이 남아 그들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우리에게 기쁨과 눈물, 감동을 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재 진행형으로 소개하였단다.

 

서명을 해 주시는 사람들 중에서도 그냥 암환우에 대한 의료보험 급여 문제와 소아암 아이들의 교육문제를 이야기하고 그러한 운동에 동참하여 서명하지만 아빠의 청원문은 그것이 끝이 아니란다.

13인의 아해가 이야기하는 바는 바로 완치를 넘어서 희망과 어울림을 이야기하고 있단다.

절망과 위험에 놓인 아해들이 희망을 품고 완치가 되어 꿈과 사랑이 넘치는 아이로 거듭 태어나고 다시 어른이 되어서 이 사회의 정의와 양심을 지킨다는 이야기란다.

아해, 아이, 어른은 결코 만 18세의 나이를 기준으로 나누는 구분은 아니란다.

 

그러기에 가끔 아빠는 나의 뜻을 누군가 정확히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단다

 

사랑하는 홍비야 !

일전에 비장 때문에 아빠가 메일을 주고 받은 미국의 백혈병·림프종 학회(LLS, Leukemia & Lymphoma Society) 너도 알고 있지.

LLS에 나오는 호지킨 림프종 가이드를 보면 소아호지킨 림프종 완치자들이 성인이 되어 결혼 후 우려되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조사를 발표한 자료가 있단다

부모 중 한 명이 어릴 때 림프종을 앓은 경우와 양쪽 다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 조사하였는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단다.

이 연구 조사 결과가 말해 주듯이 완치 후에는 암이 무서워 그냥 그기에 머물러 있어서 되는 것은 아니고 투병생활을 바탕으로 이제는 희망과 세상으로 당당히 나가야 한단다.

편견은 어쩌면 무지와 자기 자신이 스스로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단다.

 

3월에 최종 검사하여 완전반응(CR, Complete Response)받고 나면 우리는 또 다른 출발선에 서 있게 된단다. 아빠가 이렇게 거창하게 말하지만 두려워 할 필요도 힘들어 할 필요도 없단다.

분명 예전의 홍바와 지금의 홍바는 조금 달라져 있겠지만 학교로 돌아가서 친구들과 예전처럼 생활하는 것이란다.

단, 이번의 치료와 네가 마음 먹었던 것들은 절대 잊지 말고 너에게 긍정적인 요소와 살아가는데 플러스 효과를 만들도록 하여라.

마음은 강인하지만 뇌는 게으르다는 사실도 명심하거라.

 

사랑하는 홍비야 !

이번 달 들어서 아빠의 편지가 많이 딱딱하고 재미 없겠지만 조금 이해해줘.

아빠 오늘로 재미없는 편지는 안녕하고 내일부터는 Fun, Fun, Fun한 이야기들로 채울게.

 

그럼 오늘 밤도 편안히 잘 자.

 

사랑해 홍비 ~

아빠는 홍비를 사랑합니다.

 

  

2013년 2월 17일

 

사랑하는 아빠가

 

love letter -0138 제 10의 아해에서 제 12의 아해까지.pdf

love letter -0138 제 10의 아해에서 제 12의 아해까지.pdf
0.05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