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드디어 3월이 왔구나.
아직까지는 기온이 쌀쌀하지만 그래도 3월이라면 모두들 봄이라고 여겨 두터운 옷도 얇은 옷으로 갈아입고 여기저기 구석진 곳의 먼지를 털어내는 대청소를 하면서 봄맞이를 시작하는 달이란다
이 3월이란게 봄을 알리는 달이기도 하지만 3월 1일은 3·1절이라고 하여 1919년 3월 1일 일본제국주의에 대항하여 일어난 대한독립만세를 기리는 날이란다
3·1절하면 아빠는 제일 먼저 유관순 누나가 생각나는구나
사랑하는 홍비야 !
너에게 다가오는 3월은 어떤 느낌이니 ?
아빠가 너 나이 때에 맞이하는 3월에는 새학기가 시작되기에 과연 친한 친구들과 같은 반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가장 궁금하였는데 아마 이것은 시간이 흘러도 잘 변하지 않을 것 같구나.
이제 우리도 3월에는 해야 할 많은 일들이 남아 있구나
우선 홍비방도 예쁘게 다시 꾸며야 하고 또 무엇보다도 3월이 끝나갈 즈음에 마지막 PET-CT를 해서는 그 결과를 받아 봐야겠구나. 물론 그 결과는 "합격입니다" 이겠지만 그래도 병원에서 치료가 끝났다고 마음대로 생활하면 안되는 것 너도 잘 알 것이란다.
특히 림프종은 항암 후에 여러 면역기능이 되돌아 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암종이기 때문에 감염에 주의하고 항상 청결유지에 신경 써야 한단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맑은 공기 쐬며 운동하는 것도 게을리하면 안되겠지
2학기 때 학교에 가려면 밀린 공부도 조금은 신경 써야 할테고 …….
이렇게 글로 써 놓고 보니 할 것이 많아 보이지만 사실 다시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니란다
먼저 '홍비 방꾸미는 일'은 너무 너무 즐거운 일이니까 스트레스는 제로이면서 기쁜 일이겠지
두번째 '감염주의하고 청결에 신경 쓰기'는 우리가 그냥 일상 생활 하듯이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하고 양치질하고 밥먹기 그리고 잘 때도 세수하고 양치질 잘하고 잠자기니까 아프기 전에도 평상시에 해왔던 일이잖니?
세번째 '맑은 공기 쐬며 운동하는 것'은 봄 햇살 맞으며 들이나 산에 자주 놀러가고 예쁜 꽃도 보고 봄나물도 캐고 그러면 마음도 상쾌해지고 몸도 튼튼해지는 것이니 이 또한 기쁜 일 아니겠니 ?
마지막으로 '밀린 공부도 조금은 신경 쓰기'는 뭐 조금 재미없는 일이란 것 아빠도 인정 !
그래서 '조금'이란 단어를 넣었으니까 크게 부담되지는 않겠지 ㅋㅋㅋ
사랑하는 홍비야 !
3월에는 봄 햇살에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예쁜 꽃들이 방긋 피어나듯 너에게도 좋은 소식과 희망이 피어나는 달이 될 것이란다
우리 다음 주말에는 예쁜 진달래 꽃 찾으러 다녀보자
사랑해 홍비 ~
2013년 3월 1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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