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홍바의 귀요미송은 아빠의 치료제(love letter 162)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3. 3. 13. 09:10

사랑하는 딸에게

 

지난 밤부터 비가 내리고 있구나

여름에 내리는 비는 강수량도 많고 엄청 시끄러운 반면, 봄비라는 녀석은 가늘지만 쉼 없이 또 조용히 내리는 특징이 있구나

 

아빠도 젊은 날에는 봄비 내리는 한 낮, 찻집의 창 넓은 창가에 앉아 따뜻한 차 한잔 시켜놓고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호사스러운 사치를 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회사에서 종이컵에 믹스 커피로 예전의 향수를 달랜단다.

생각해보니 그 시절, 오늘 같이 비가 내리는 날이면 버스에서 들려주는 라디오에서는 어김없이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 하나요 ♪♬' 노래가 흘러 나왔단다 

 

만약 아빠가 너보다 더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이런 날에는 비옷에다 장화를 신고 조그마한 물구덩이를 퐁당퐁당 걸어 다니고 싶단다.

놀고 집에 돌아와서는 많이 맞겠지 ㅋㅋㅋ

 

사랑하는 홍비야 !

어제 니가 음악에 맞추어 아빠에게 보여준 귀요미송을 들은 이후로 아빠의 가슴 통증이 사라졌구나

역시 홍바의 귀요미송은 아빠의 치료제 !

아빠가 휴대폰에 동영상으로 저장해 놓았으니 응급상황에는 이 동영상을 보면 응급조치가 되겠지 ㅋㅋㅋ

아빠는 휴대폰 케이스에다가 이렇게 쓴 쪽지를 끼워 놓아야 겠다.

 

 ' 혹, 길을 가다가 제가 쓰러지거나 의식을 잃는 경우가 생긴다면 휴대 전화에 저장된

   귀요미송 동영상을 들려 주세요. 그러면 제가 다시 의식을 찾을 수 있을 것 입니다 '

  

귀요미송이 너무 좋아 아빠가 가사를 조금 바꿔 봤는데 어딜까 ?

 

   초코 머핀 한 조각 시켜놓고 / 고소한 우유한잔을 기다려요
   아빠하고 나하고 꼭 마주 앉아서 / 서로 손바닥 위에 예쁜 낙서를 하죠

 

다 보고나서 찾아야지 미리 말하기 없다

 

사랑하는 홍비야 !

오늘처럼 차분히 비가 내리는 날에는 우리의 정신도 함께 고요해진다

이런 날 책상에 앉아서 지난 8개월의 시간들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또 앞으로 복귀할 학교 생활 계획도 다시 한번 세워보렴.

 

우산도 몇개 없이 친구들이랑 비 흠뻑 맞고도 재잘거리며 수업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상상해봐.

상상 만으로도 너와 너 친구들 모습이 그려지는구나

 

행복한 생각들 많이 하고 오늘도 즐겁게 생활하렴

 

사랑해 홍비♡ 

 

 

20313년 3월 13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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