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이제부터는 효녀 홍바로 살아가도록 하거라(love letter 169)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3. 3. 20. 09:35

사랑하는 딸에게

 

어제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니 네가 왜 그토록 아빠를 반기는지 의아해 했지만 그기에는 다 이유가 있었구나

 

산에서 옻나무의 순과 두릅순에 대해서 서로 자기 것이 맞다고 엄마와 다투었다면서…….

엄마가 찍은 사진을 보니 엄마 것은 옻나무 같은데 산에서 무턱대고 아무거나 만지던지 따다가는 위험해질 수 있으니 조심하도록 하거라. 주말에 아빠랑 산에 가면 아빠가 누구 것이 진짜 두릅인지 가르쳐 줄게.

사진으로 봐서는 홍비의 승리일 것 같지만 현장 검정을 한 후 정확한 판결을 내리마.

 

그리고 매화와 벚꽃의 구별법은 꽃의 형태를 보면 안단다

매화는 꽃잎이 갈라지지 않고 가지 끝에서 피어오르고 벚꽃은 꽃잎이 갈라지고 가지 끝에서 긴 꽃대가 올라와서 꽃이 핀단다. 꽃피는 시기는 매화가 더 빠르단다

 

사랑하는 홍비야 ! 

엄마와 너의 논쟁을 듣고 아빠가 욕실에서 샤워를 하다가 갑자기 너랑 관련된 10여년 전의 일이 생각나서 아빠는 히죽히죽 웃었단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ㅋㅋㅋ

이제 아빠가 너에게 공개할테니 '나는 모르는 일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와 같은 변명은 하지 않기다

 

그러니까 아마 너가 5살 무렵이었을 것이란다

아빠와 오빠가 함께 샤워를 하면 너도 같이 샤워를 하고 싶어서 항상 졸라 됐단다

그런 성화에 못 이겨 몇 번을 같이 씻었지만 항상 샤워 후에는 너가 "얼레리 꼴레리" 하며 아빠와 오빠를 놀려댓고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가 두 남자의 신체 비밀을 말하곤 했단다

그 이후 아빠는 절대 너랑 같이 샤워를 하지 않게 되었지

그 생각이 갑자기 떠올라서 아빠가 욕실에서 씻다 말고 웃음을 터트린 것이란다

 

사랑하는 홍비야 !

이제 두번째 이야기를 들려주마

네가 기저귀를 떼고 스스로 대소변을 가릴 때 즈음이란다

대변을 볼 때는 잘 했는데 소변을 볼 때는 어김없이 속옷을 오줌에 오염시키곤 했단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생각하면서도 아직 어리니 그러겠지 했지만 어느 주말에 엄마가 드디어 그 이유를 알아냈단다

그 이유는 바로~ 바로~ 네가 서서 오줌을 누었단다

오빠랑 매일 놀고 오빠가 오줌 누는 것을 보고 배웠기에 어린 너도 서서 누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이지. 엄마는 부랴부랴 너에게 다시 소변 보는 방법을 다시 가르쳐 주었단다

      

어때 모두 다 생각나니?

아빠는 네가 커 시집가고 나서 아빠에게 섭섭하게 한다면 네 남편과 아이들에게 모든 비밀을 다 폭로 할 것이란다. 아빠도 너의 비밀을 2가지나 가지고 있으니 이제부터는 효녀 홍바로 살아가도록 하거라    

 

아 !, 아빠는 오늘도 또 행복합니다

그리고 효녀 홍바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홍바도 행복하지 ㅋㅋㅋ

 

홍비야 !, 아빠가 많이 사랑한단다

사랑해, 홍바~

 

 

2013년 3월 20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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