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안녕 ! 홍비야
간 밤에는 잘 잤니? 침대에 잠들어 있는 네 모습만 잠깐 보고 후다닥 아빠는 출근을 했구나.
고요히 잠들어 있는 딸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온종일 회사에 앉아 있어서 네 얼굴만 그려진단다
오늘은 기온이 많이 떨어져서 꽤 쌀쌀하니 따뜻하게 입고 활동하고 물도 데워서 마시렴
사랑하는 홍비야 !
지난 밤 너와의 대화를 넘어선 토론에서 아빠는 참 흐뭇하구나
내 딸이 이렇게 성장했구나하는 자부심도 느끼고 조리있게 자신의 생각을 전개하고 이야기하는 모습, 아빠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반론 등등.
아빠가 생각한 그 이상으로 너는 자라고 성장해 있었단다
그리고 아빠 역시 많은 고민과 생각들로 간 밤을 보냈단다
'희망고문' 이 단어가 한동안은 아빠의 뇌리 속에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단다
나는 너에게 희망버스가 되고 싶었는데 도리어 치료가 끝나고 약속들을 지키지 못하면 그 모든 지난 과정이 너에게는 희망고문이 되어버렸구나
항암치료만 무사히 다 마치면 모든 것들을 다 할 수 있고 너에게는 밝은 빛만 존재한다고 해 놓고서는 지금까지도 '이것은 안된다', '저것은 안된다', '이것도 해봐라', '저것도 하자'며 오히려 더 많은 주문을 하고 있었단다.
아빠도 이런 부분들은 조금씩 반성하고 고칠테니까 너도 지금은 많은 것들을 빨리 하고 싶겠지만 조금 한 발작씩 천천히 갔으면 하는 바램이란다
사랑하는 홍비야 !
그리고 사람의 외모 치장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아빠의 생각들을 말해주고 싶구나
누구나 자신이 예쁘지고 아름다워지기 위해서 꾸미고 장식을 하는 것은 나쁜 행동이 아니란다
하지만 여기에는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단다
흔히들 조금 지식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오판에는 바로 '나는 자제력이 있어' 하는 것이란다
나는 나를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으니 이 만큼까지는 괜찮아 하지만 실제 그기까지 가다보면 또 욕심이란 복병이 유혹하고 있기에 조금씩 조금씩 더 달려나가 나중에는 제동을 걸 수 없을 때도 생기게 된단다
그래서 옛 성현들도 외모의 치장에 신경 쓰는 것 보다는 마음의 양식을 기르는 것에 힘쓰라고 하며 사치와 향락을 삼가하고 경계하라고 하였단다
스님들이 머리를 빡빡 깍고 단촐한 색의 옷을 입고 생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아빠는 본단다
이런 이야기까지 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일 수 있지만 너는 충분히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란다
그래서 아빠는 네가 마음이 더욱 더 강하고 예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강했던 것 같구나
아빠, 오늘 편지에서 다시 꼭 약속하마
희망고문을 주는 아빠가 아니라 너에게 희망을 실현시키는 '지니'가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홍비야 !
너의 몸도 나날이 좋아지고 정상으로 회복되고 있어서 아빠는 너무 기쁘단다
또, 이렇게 병마를 꿋꿋이 극복하고 한층 성장한 딸에게 아빠는 고맙단다
아빠가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인 것 너도 잘 알고 있으니 우리 행복하게 웃으며 잘 지내자
홍비야 ! 널 사랑해~
2013년 3월 21일
사랑하는 아빠가
love letter -0170 희망고문을 주는 아빠가 아니라 너에게 희망을 실현시키는 지니가 될 것입니다.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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