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지난 밤에는 포근히 잘 잤니?
아빠는 너랑 식탁에서 피자 먹으면서 나눈 이야기를 간밤에 많이 생각했단다.
매일 딸을 위한다면서 모든 것을 아빠 생각과 계획대로 이끌어 간 점에 대해서는 솔직히 인정하고 너에게 사과한단다.
그동안 너가 그렇게 하기 싫다는 운동도 건강해진다는 핑계로 수 년 동안 너에게 강요하였고 그로인한 스트레스가 많았다는 것을 아빠는 외면하고 있었단다.
아빠가 생각해도 참 나쁜 사람이란다.
치료 기간 동안 잘 견디어 내고 열심히 생활하면 그 후에는 모든 것이 자유롭다고 해놓고, 하고 싶은 것 맘껏 해라고 해놓고는 이제와서는 모든 것을 모른 척하는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려구나.
은근히 열심히 공부하기를 바라고 우등생이 되기를 주문하면서 너는 다른 학생들의 모범이 되고 우뚝서야한다는 것은 결국 아빠라는 대장장이는 쇠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좋은 칼을 만들고 싶은 욕심밖에 없었구나.
사랑하는 홍비야 !
오늘은 1960년 이 땅의 많은 학생들이 피를 흘리며 민주주의를 첫 실현한 4·19 혁명의 기념일이란다.
그 날 역시 많은 정치인들과 지식층은 감수성과 정의감에 충만한 학생들을 충동하고 선동하여 앞에 서게 하고는 자신들은 쏙 빠져버리는 그러한 날이었단다.
아빠도 너에게서 이런 나쁜 어른이 아닌가 스스로에게 반문한단다.
그리고 나는 그런 어른이 되지 않겠노라 다짐도 해본단다.
어떤 미사여구보다도 직접 보이는 행동과 진심이 중요하겠지?
오늘도 건강하다는 그 하나만으로도 너에게 고맙다.
이제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바라지 않고 너의 선택과 너의 생각을 존중하련다.
아빠는 그래도 너를 믿으니까?
미안해, 홍비야.
건강하고 또 건강해라.
그리고 사랑해~
2013년 4월 19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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