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온 종일 하늘이 흐리고 간간히 비도 내리고 있구나.
오빠도 아침부터 독서실 간다고 나가고 집안에는 여느 때보다 조용하단다.
아빠는 도서관에서 오랫만에 읽고 싶은 책 몇 권을 빌려다가 쌓아 놓았단다.
너도 너무 스마트폰만 쳐다보지 말고 가끔 책도 읽고 음악도 듣는다면 좋을 듯하단다.
사랑하는 홍비야 !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힘든 상대나 벽을 만나게 되는데 이때 누가 가장 나를 힘들게 하는지 아니?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란다.
스스로가 자신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벽을 쌓아버리면 더 이상 나나간다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누가 도와주고 싶어도 그 벽이 높아서 쉽게 접근하기 힘든 법이란다.
요즘 아빠가 바라 보는 딸은 스스로 이런 벽을 치면서 사는 게 아닐까 의구심이 든단다.
네가 치료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기에 체력과 집중력에서 예전에 건강할 때와 비교하면 많이 부족할 것이란다. 또한 면역력이 회복되는데는 시간이 걸리기에 이 부분도 항상 조심해야 되는 것이기도 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을 해야겠지만 그렇다고 지금 자리에서 주저 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강을 건널 때 크고 튼튼히 놓인 다리를 통해 자동차로 강을 건넌다면 누구나 쉽고 빠르며 그리고 웃으며 건널 수 있지만 우리가 건너는 강은 그렇 상황이 아니란다.
급한 물이 흐르고 그 사이에 돌이 간간히 놓여 있는 징검다리란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도 지금은 가족밖에는 없는 것이 현실이란다.
그래서 아빠가 한 발자욱 앞에 서서 너한테 징검다리를 건너기를 재촉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단다.
사랑하는 홍비야 !
이것 저것 아빠의 요구와 말들이 너를 많이 힘들게 해서 미안하구나.
아빠가 이제는 공부를 잘해라 어떤 사람이 되어야지 하는 그런 말은 하지 않으련다.
하지만 한가지 부탁이 있단다. 그것은 너를 인정하고 자신감을 가지기를 아빠는 바란단다.
너는 누구보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빠의 딸이란다.
그리고 아빠가 누구보다도 더 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단다.
이제 주저하고 소심한 홍비에게 네가 "다 괜찮으니까 두 손 꼭 잡고 함께 가자"고 한마디 해주렴.
아빠도 이제 재촉하는 아빠가 아니라 손을 내밀고 기다리는 아빠가 되마.
아직 시간도 많고 햇살도 좋으니까 이 모든 것 만끽하고 낯잠도 자다가 그렇게 다리를 건너도 된단다.
아빠 항상 곁에서 지켜줄게
사랑해 홍비 ~
2013년 4월 20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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