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민들레 홀씨 하나 하나가 하늘로 두둥실 날아서는(love letter 198)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3. 4. 18. 08:37

사랑하는 딸에게

 

서쪽 하늘에서부터 천천히 다가온 구름이 어느듯 하늘 전체를 덮어서 이제는 날씨가 흐리구나.

지금쯤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세수하고 아침을 먹을 시간이구나

이제 4월이 지나가고 5월이 되면 조금 더 빨리 일어나서 아빠랑 함께 식탁에 앉아서 아침도 먹고 하루를 시작하자.

아빠도 너에게 "회사 다녀 오겠습니다"란 인사도 하고 또 딸에게 "잘 다녀오세요"란 인사도 듣고 싶단다.

 

기본적인 생활규칙이지만 꼭 자리에서 일어나면 맨손 체조와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고 식사 전에는 손과 얼굴은 깨끗하게 씻고 식탁에 앉도록 하거라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때는 천천히 많이 씹어서 위의 부담이 적게 하는 것이 좋단다

장수의 비결은 진귀한 약초와 신비로운 비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잘 자고, 많이 걷고, 과식하지 않고 천천히 음식을 먹는 것이란다.

음식을 빨리 먹다 보면 포만감을 느끼기가 힘들어서 과식을 하게 된단다.

 

참 어제 밤에 오빠가 떠 먹는 유산균 음료를 한꺼번에 5개나 먹었단다.

할머니가 말리지 않았다면 모두 다 먹어버렸을 것인데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지금쯤 투덜이스머프가 되어 있지는 않았겠지?

       

사랑하는 홍비야 !

오늘도 할머니, 엄마, 너 이렇게 3명이서 오전 운동 잘 다녀오도록 하렴.

이제는 걸을 때 조금 빠르게 걷는 것도 다리에 근육을 키우는 좋은 방법인 것 같으며 내려 오는 길에 철봉이나 매달릴 수 있는 운동기구가 있다면 턱걸이를 하면서 팔에 근육도 길러보면 좋겠다.

 

편지를 쓰다 보니까 한참을 잔소리로 채우는구나.

아빠도 양심이 조금은 찔리는데 미안해. 홍바~

 

사랑하는 홍비야 !

아빠가 어제는 자전거를 회사에 놓아두고 왔기에 아침에 걸어서 출근을 했단다.

출근길에 보도블록 틈 사이로 피어난 민들레를 보았단다.

이미 꽃은 지고 하얀 민들레 홀씨만 남아있었지만 좀은 틈 사이를 비집고 나온 민들레의 생명력은 놀라울 정도로 강인하게 다가왔단다.

민들레 홀대를 뽑아서 입으로 후~하고 불면 금방이라도 민들레 홀씨들이 하늘로 두둥실 날아 올라가고 아빠의 마음도 홀씨를 타고 어린시절로 여행을 할 것만 같았지만 부끄러운 생각에 마음으로만 후~하며 불었단다

민들레 하면 '나 어릴땐 ♬ 철부지로 자랐지만♪♪~'으로 시작되는 '하얀 민들레'란 노래도 생각난단다.

 

오늘 운동하다가 너도 길가에서 민들레를 만나면 홀대를 잡고 후~하면서 불어보렴

민들레 홀씨 하나 하나가 하늘로 두둥실 날아서는 어느 땅에 정착하여 내년에 또 예쁜 민들레 꽃을 피우게 될 것이란다. 넌 그것을 보면 '아 ! 이 녀석들이 내가 작년에 불어준 홀씨구나'하고 웃으면 인사하면 둘만의 비밀이 생기겠지.

 

민들레 꽃 같은 내 딸 홍비야 !

이제 아빠가 너 뒤에서 후~하고 사랑의 바람을 불어주면 넌 그 순풍을 타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자라거라

언제까지나 아빠가 곁에서 응원하고 사랑하마

 

사랑해 홍비~

 

 

2013년 4월 18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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