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홍바는 잘 할 수 있는 아이란 것을 아빠는 알고 있단다(love letter 196)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3. 4. 16. 09:23

사랑하는 딸에게

 

며칠 사이 아빠가 좀 아파서 잘 놀아 주지도 못하고 너랑 이런 저런 대화도 적었구나

아침에 일찍 일어났니? 집에만 계속 있는데 많이 심심하겠다.

너무 집 안에만 있지 말고 햇빛은 훌륭한 우울증 치료제라고 하니 바깥 나들이도 하고 또 피아노도 건반도 신나게 두드리면 몸도 마음도 상쾌해질 것이란다.

 

사랑하는 홍비야 !

인간의 종교 중에 가장 현실적인 삶을 이야기하는 종교와 학문이 있는데 대부분 학자들은 이것을 유교 또는 유학(성리학)이라고 한단다.

유교는 공자의 가르침을 집대성한 것으로 공자 자체의 삶을 보아도 사람과의 관계와 사회를 중요시하는 학문이란다.

이 유학에서 칠정(七情), 즉 사람의 일곱 가지 감정을 정의한 것이 있단다

기쁨(喜), 노여움(怒), 슬픔(哀), 즐거움(樂), 사랑(愛), 미움(惡), 욕심(欲) 이렇게 7가지로 분류하였단다.

우리가 흔히 '희노애락'이라고 말하는 것도 여기에서 간추려서 나온 말이란다

 

아빠가 너에게 이렇게 머리 아픈 이야기를 하는 까닭도 어쩌면 지금쯤 너의 마음 속에 이 일곱 녀석이 교차하여 싸우고 마음을 흔들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가끔 너 모습을 보면 무엇을 할지 고민에 잠겨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 자리만 서서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단다.

사실은 아빠 역시 요즘 이 녀석들이 혼재되어서 여러 생각들이 많단다 ㅠ.ㅜ

 
그래서 유학에서는 학문을 닦아서 자신의 평정심을 되찾고 이러한 감정에 움직이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학문이란다.

 

사랑하는 홍비야 !

이제 다시 학교로 돌아 갈 날도 4개월 정도 남았구나

많이 설레면서도 한편으로 두렵기도 할 것이란다.

하지만 마음을 굳게 다짐하고 다가올 시간을 준비한다면 그때 가서 '아!~ 쓸 때 없는 걱정을 했구나'하며 웃게 될 것이 분명하단다.

그 힘든 암도 극복한 홍바가 이제 무엇이 두렵겠니?

 

'접시꽃 당신'이란 시(詩)로 유명한 도종환 시인의 '바람이 오면'이란 시를 아빠가 소개하마.

 

바람이 오면
                                 - 도종환 -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에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시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냥 그대로 현실을 인정하고 또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가자.

홍바는 잘 할 수 있는 아이란 것을 아빠는 알고 있단다.

 

오늘도 하루 즐겁고 알차게 보내길 바란다

우리 가족 항상 너 사랑하니까 절대 외로워 하지마

 

사랑해♡ 홍비 

 

 

2013년 4월 16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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