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생의 가운데에서 만나다
2. 림프종 공부를 시작하다
자가 관리하기(Take Care of Yourself)
Writted by 홍바라기
암이란 질병을 진단 받고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나면 기쁘고 행복하여 만세를 부를 것 같지만 사실 저의 가족에게 찾아 온 그 느낌은 너무 허무하였습니다.
치료를 받는 기간 동안에는 반드시 낫을 것이라는 희망과 의지로 버텨왔다면 막상 치료가 끝나고 나면 마치 '연극이 끝난 후'의 노랫 가사처럼 짧게는 6개월에서 1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내가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지도 생각하게 되고 투병기간 동안의 감정과 또 그리운 얼굴, 섭섭했던 그 모든 것들이 주마등처럼 우리 자신을 흔들고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특히 청소년 암환자의 경우, 느끼는 감정은 성인보다 더욱 복잡하고 불안과 환경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치료가 종결된 후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 해보기를 권장하고 쉽습니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 적이 있나요 ♬♪♩
음악 소리도 분주히 돌아가던 셋트도 이젠 다 멈춘 채 ♬♬♪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어둠만이 흐르고 있죠 ♩♭♪
물론 이러한 눈물 어린 행복도 반드시 암을 극복해야만 맛 볼수 있기 때문에 여러분도 반드시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그 행복이 찾아 오기를 기원하겠습니다.
현재 병원 표준치료의 촛점은 암세포의 사멸에 맞추어져 있으며 5년에서 10년동안 주기적인 검사를 하여 암의 재발을 조기에 모니터링하는 수준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암환자의 항암치료 후 자가관리에 대한 프로그램이 전무한 상태이며 사실 우리가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는 가족이나 간병인의 도움없이 투병할 때처럼 운동과 생활습관을 유지하리란 지극히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암이 그렇듯이 림프종의 경우도 원인이 불명이며 재발 방지에 대한 방법도 없으며 그저 암세포를 사멸할수 있는 치료법만 나와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번 암을 경험한 사람일수록 '재발'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마음 깊숙히 숨어있는 가장 큰 공포의 단어입니다.
통상 저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러하듯이 암을 물리치기 위해서 가장 좋은 것, 최고만을 찾아왔다면 이제는 그 최고가 항상 나에게 정답이라는 보장이 없기에 나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길을 찾으면 어떨까 합니다.
또한 항암치료를 마치고 사회복귀나 학교로의 등교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항암치료 종결이 완치이지 않기에 적어도 항암치료를 행한 기간 만큼은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되돌리고 회복하신 후 직장으로, 그리운 친구들이 있는 학교로 다시 등교하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기간을 가지는 것이야 말로 일상으로 복귀하여 오랫동안 건강하게 어울림의 시간을 누릴 수 있고 또 친구들과 추억을 쌓을수 있을 것입니다.
LLS(림프종학회)에서는 항암 후 자가 관리를 위한 몇가지 조언을 책자를 통해서 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제가 요약하여 정리하자면 좋은 영양(good nutrition), 금연(no smoking), 충분한 휴식과 운동(enough rest and exercise) 이렇게 크게 3가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먼저 좋은 영양 또는 좋은 음식으로 해석될수 있는 good nutrition의 경우만 보아도 실제 미국의 암연구소가 암의 원인 중 음식이 1/3을 차지한다는 발표를 하였습니다.
이 음식의 항목에서 여러분은 균형 잡힌 식단, 건강하고 신선한 먹거리, 물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은 생각과 투자를 하십시오. 그리고 한가지 더 생각해 보실 부분은 유기농에 대한 막연한 선호보다는 제철 과일과 제철 채소에 더 투자를 하십시오(최고보다는 최선을 찾자.)
대부분 유기농 채소의 경우 하우스 재배를 하는데 이 하우스는 식물의 빠른 성장을 위해서 밤에도 전깃불을 켜서 재배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태초 먹거리'라는 책을 집필하시고 암환우들을 위해 무료 강연을 하시는 이계호 교수의 강의를 들어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내가 먹는 유기농 채소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잠 한숨 자지 않은 놈이라면 과연 건강한 채소일까?"
두번째 금연, no smoking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것이고 마지막으로 충분한 휴식과 운동, enough rest and exercise을 한쌍으로 꼭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인체의 면역력은 잠을 잘 때 향상된다고 하는데 이 논리를 믿으시고 가능한 밤늦게 컴퓨터나 TV시청은 자재를 하시는 것이 건강한 생활의 기초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운동의 경우에 너무 무리한 근력운동은 자제를 해주시기 바라며 특히 암환자의 경우 몇 년 동안은 헬스와 같이 인위적으로 근력을 만들어 주는 운동은 삼가해 주십시오.
여러 책을 보아도 높은 산을 쉬지 않고 뛰어 오르는 것보다 실제 장수의 비결은 오래 걷기라고 합니다.
이 외에도 LLS에서 권장하는 자가 관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의사와 한 모든 약속은 지키자
- 외래시 환자가 느끼는 감정은 의사와 의논하라
- 림프종 경험자의 경우 감염 예방을 위해 의사의 조언에 따르자
- 하루 세끼씩 많이 먹는 것 보다는 4~5회로 나누어서 적게 먹는 것이 좋다
- 임상 보고서 및 치료 기록의 사본과 의료 파일을 보관해라
- 림프종외의 건강관리를 유지하기 위해 가정의를 만나라
- 느낌과 감정을 가족 및 친구들과 대화 하기.
- 우울증은 질병이기 때문에 항암 치료중이라도 우울증에 대한 치료는 반드시 해야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항암치료의 종결은 암의 완치가 아니라 이제부터가 진짜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의 길로 들어서는 첫 출발입니다.
그래서 여러분께서도 항암치료의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 사랑하고 서로 지켜준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 한 통의 편지를 말없이 건네주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love letter 원래 졸업식은 눈물이 있는 날이란다
사랑하는 딸에게
오전에 오빠 졸업식에 참석하고 오빠랑 함께 네가 있는 병원으로 가서 우리 가족 다시 함께 집으로 돌아왔구나.
오늘은 오빠의 졸업식 그리고 OO가 마지막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는 날!
돌아오는 차에서 넌 그 동안의 힘든 치료 과정이 하나 하나씩 생각나고 또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에 대한 걱정들로 인한 감정의 교차가 그대로 눈물로 쏟아져 나왔구나.
그래 원래 졸업식은 눈물이 있는 날이란다. 그러니 너무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단다.
아빠는 오히려 이 시간들을 견디어 온 네가 참으로 대견하고 이렇게 빨리 너만의 졸업식을 치룬 것에 감사하고 고맙단다.
사랑하는 OO야!
병원 생활 많이 피곤했지?
그리고 막상 치료가 다 끝나고 퇴원하니 뭐라고 표현하지 못할 그 감정은 아빠도 조금은 느낀단다.
하지만 이제 너는 더 이상 암세포와의 인연이 없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단다.
그러니 네가 가지고 있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걱정은 모두 아빠에게 주고 너는 활짝 양 미간을 밝게하고 웃기만 하렴.
암이란 녀석들의 세계에서는 아빠가 꼭 처용과 같은 존재가 되어 이제 아빠 얼굴만 보더라도 그리고 아빠 이름 석자만 써 놓아도 너 주변에는 얼씬도 못 할테니?, 이런 아빠 믿지?
아빠는 너와 하는 약속은 꼭 지킨다는 것 알잖니.
사랑하는 OO야 !
오늘 밤은 푹 잘 자고 내일부터는 새로운 시작을 하자.
오늘은 세계 소아암의 날이란다.
이 우주의 염원이 모아져서 너처럼 아픈 많은 다른 아이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전해질 것이란다.
내일은 우리 OO가 다시 건강해지는 첫 날로 바로 OO의 설날이란다.
내일 아침은 활기차게 야~하며 고함 한번 지르고 아침을 맞이하자.
또 오빠한테도 졸업 축하한다는 말 해주자.
아빠가 많이 많이 사랑해. OO야 !
OO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사랑해 OO~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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