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토해서 잠깐 눕혀 놨습니다”
주말 농구코치의 전화에도 우리 부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점심에 먹은 오뎅과 떡복이가 토사물로 나왔다는 말에 급체려니 여기고
약속된 저녁 회식 장소로 차를 몰고 가며 고소한 전어회를 떠올리고 있었다.
“아이가 좀 이상합니다. 땀을 많이 흘리고 자꾸 자려고 해요”
코치의 두번째 전화에 아내는 아무래도 아이에게 가봐야겠다고 재촉했다.
마침 실내농구장이 약속장소 가는 길 옆에 있어서 아내만 먼저 내려주고
식당에 가서 막 한잔 건배를 하려는 순간에 아내의 다급한 전화가 왔다.
“애가...자는게 아니라...기절한거 같아....흰자위만 보여....빨리 와”
함께 자리한 후배인 병원장, 후배 부인, 내 막내동생과 함께 급히 갔다.
농구장과 식당은 차로 불과 2분 거리 밖에 안되는데도 20분 걸리는것 같았다.
“사모님 오시기 전에....혹시 몰라서 119를 불렀습니다”
농구장건물 앞에 도착했더니 119 응급차가 와있었고, 코치는 다급히 설명했다.
후배가 응급차로 들어가 아이의 눈을 뒤집어 보고는 빨리 가자고 소리쳤다.
아내는 엉엉 울고, 막내 동생은 어디론가 전화하고, 코치는 안절부절하고,
아이와 함께 농구했던 친구들은 저마다 그때 상황을 설명하느라 북새통인데
내 눈엔 그 모습들이 무성영화의 슬로우모션처럼 느릿하게 흘러만 갔다.
훗날 막내동생이 말하길 큰형 그때 모습은 영혼이 빠진 귀신 같았노라고 했다.
다행히도 농구장과 병원은 3분 거리라서 골든타임을 초과하지 않았다.
아이는 이미 의식을 잃은 채 응급실의 침대위에 누워 있었다.
119 응급차에 동승했던 후배가 CT촬영을 위한 조치를 취해 놨기에
나는 간호사가 주는 서류 보호자난에 싸인만 하며 계속 아이 쪽만 바라봤다
환자복을 입히기 위해 옷을 가위로 찢어 벗기자 아내는 눈물범벅이 됐고
수술을 위해 머리를 박박 밀자 이내 오열하며 내게 어깨를 기대왔다.
아내를 달래주고 아이에게 가봤더니 간호사가 요도에 관을 삽입하려던 참이었고
요도 통증으로 온몸을 부르르 떠는 아이 모습에 내눈에도 눈물이 쏟아졌다.
CT촬영을 끝낸 의사가 보호자를 부르기에 후배와 함께 뛰어 갔더니
화면을 보여 주면서 설명을 준비하는 얼굴이 이상하리만치 굳어 있다.
지방의 중소 종합병원 원장인 후배도 화면을 보더니 긴장감이 역력했다.
“뇌출혈도 문제지만....여기 보이는 이 혹 덩어리가 ...심상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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