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풍경/시를 잊은 시인

지기지우(知己知友)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22. 1. 31. 16:52

지기지우(知己知友) / 서창범

 

 

1. 친구

한 날 한시에 태어나지 않으면서도

너와 난 친구가 되었다

 

한 가지에서 나진 않았지만

피를 나눈 형제처럼

어느 날

너와 난 친구가 되었다

 

서로 주고받는 말속에서

어느 누구가 먼저

친구 되어 주기를 부탁하지 않았지만

너와 난 친구가 되었다

 

2.

내가 근심에 쌓여 있을 때

나의 등을 두드리며

살며시 술잔을 건네주던

넌 나의 벗이었다

 

결혼을 하지 않고도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나와 같이 살아줄

넌 나의 벗이었다

 

다툼이 있어도

어느 누가 잘못했다는 말 할 필요 없는

다음날 다시 웃을 수 있는

넌 나의 벗이었다

 

3. 동무

네가 아무리 못나고

찢어지는 가난뱅이라도

넌 내 생명보다 소중한

내 동무다

 

피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내가 북망산천으로 향할 때

넌 날 위해 밤새워 술 마시고 울어줄

내 동무다

 

눈빛만으로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넌 거문고 소리 잘 듣던

내 동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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