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하지 마세요 / 서창범
봄에는 이별하지 마세요
초록이 파릇파릇 피어나고
봄꽃
바람에 흩날리는 맑은 날
이별한 당신
슬픔 감출 곳 없어 더욱 슬퍼집니다
여름에는 이별하지 마세요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볕과 시원한 바닷바람 불어오는
백사장 파라솔 그늘아래에서
이별한 당신
다시는 해수욕장에 갈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가을에는 이별하지 마세요
파란 하늘과 고운 단풍으로 물들었던 낙엽 맞으며
가로수길 한가운데를 거닐며
이별한 당신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눈물 뚝뚝 흘러내립니다
겨울에는 이별하지 마세요
앙상한 나뭇가지로 차디찬 바람 스쳐가고
가로등 불빛마저 쓸쓸한
겨울밤 골목길에서
이별한 당신
이제 별빛만 봐도 바람만 불어도 가슴 시립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제는 가슴 아픈 이별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