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서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1902년에 태어나 1934년 우리 나이로 33세 짧은 생을 마감한 김소월 시인, 진달래꽃은 1922년 6월호 <개벽>에 발표되었다가 1925년 발간된 시집 <진달래꽃>에 수록되었습니다.
21세경 지은 진달래꽃은 김소월의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김소월은 19세에 등단하여 20대 중반까지 5~6년의 짧은 시간 동안 154편의 시를 남겼으며 특히 그는 우리민족의 한(恨)이 담긴 애한을 바탕에 둔 서정시의 천재입니다.
소월같이 절재된 시어와 언어에 담긴 함축을 덤덤한 시어로 내려 표현 할 시인을 앞으로 우리는 만날 수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에 담긴 마지막 절제, 애한, 슬픔 그리고 의지를 다시 곱씹어 읽어봅니다.
눈물을 펑펑 흘리는 것보다 더 서러운 표현은 우리 가슴에 영원히 맴도는 사랑의 아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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