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시간/ 윤동주
거 나를 부르는 게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있소.
한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게요.
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텐데......
나를 부르지도 마오.
※ 1941년 2월 7일에 윤동주 시인이 지은 시로, 시인은 자신의 원고에 시를 지은 날짜를 대부분 기록하였습니다.
<무서운 시간>은 윤동주 시인이 연희전문 졸업기념으로 출간하려한 19편의 시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 2연 「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텐데......//나를 부르지도 마오.」
젊은 시인이 천명으로 생각한 일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스스로는 생에서 하늘이 우리에게 준 사명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보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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