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冬天) / 서정주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 1976년 5월 <현대 문학> 137호에 발표된 시로 그의 서정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작품 중의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서정주 시인의 서정성은 적극적인 표현을 자재하고 한발짝 떨어진 자리에서 그것도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살며시 그리웠다고 고백하는 듯 시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김소월의 서정성은 "나 아주 많이 너를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면 서정수 시인의 서정성은 말 한번 건네지를 모한 짝사랑과도 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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