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13인의 아해 이야기(love letter 9)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2. 9. 19. 21:56

사랑하는 딸에게

 

오늘도 항암 받는다고 많이 힘들었지?

링거를 꽂고는 그래도 수업을 빠트리지 않으려고 강의 듣고 한 이야기 엄마에게 다 들었다

정말이지 대견하고 씩씩한 딸이구나

저녁에는 메스꺼움으로 구토를 5번이나 하고선 지쳐 잠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엄마에게 또 들었다

 

홍비야 ! 

힘내 또 한 번의 스케줄을 보냈으니 남은 것이 그만큼 적지 않니?

우리 다 나으면 또 뛰어 놀고 매년 그랬듯이 아빠 생일 맞춰 여름휴가 때 지리산에 올라가 대피소에서 가족들이랑 아빠 생일 맞이 하자. 내년에는 홍비가 꼭 아빠 생일밥 해줘야 해

 

홍비야 오늘은 이상(李箱) 이란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싶어

우리시대에 가장 이해하기 힘든 작가 중의 한사람이지

유명한 소설로는 날개란 작품이 있고 또 오감도(까마귀가 내려다보며 느낀 그림이란 뜻)란 시가 있단다

 

그기에 보면 13인의 아해 이야기를 하고 있어

도로를 질주하는 13인의 아해(아이의 한자식 옛 표현)

제1의 아해부터 제13의 아해까지 모두 무섭다는 말을 하지

아마 시대가 일제시대라서 그렇지도 몰라 희망이 없고 시작은 막다른 골목길이고…….

그러나 그 시의 마지막에는 이런 이야기를 한단다

길은 뚫린 골목이라도 적당하다고

 

아마 이 말에서 작가는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고 아빠는 생각한단다

 

우리 홍비도 더 이상 무서워하는 아해가 아니라 훌훌 털고 일어나서 사랑으로 가득 찬, 희망으로 가득 찬 그런 아해가 꼭 되리라고 믿는다

 

지금은 치료 받느라 앞길이 막다른 골목처럼 막혀서 보이지 않지만 자신을 믿고 나가봐

그럼 그 골목의 끝은 뚫린 길일거야. 햇살이 가득한 환한 대로로 나가는…….

 

홍비야!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고 내일도 항상 널 사랑해

우리 홍비 화이팅!

 

사랑한다는 말 자꾸만 자꾸만 하고 싶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2012년 9월 19일

 

사랑하는 아빠가

 

love letter -0009 13인의 아해 이야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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