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참 잘하고 있어요 (love letter 17)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2. 10. 11. 15:39

사랑하는 딸에게

 

방금 전 엄마와 통화를 했다

가슴쪽과 비장쪽에 종양이 많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빠는 지금 복권에 1등 당첨된 것보다 더 기분이 좋다.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하고 그냥 희죽 희죽 웃게 되는구나

 

우리 딸 참 잘하고 있어요 

지금처럼 잘 해 나가자

아빠도 홍비 믿으니까 홍비도 아빠 믿고…….

 

홍비야 ! 아빠 요즘 인터넷 여기저기 카페에 글 올리고 트위터도 한단다

웬만한 것 혼자서도 잘해

어제는 배우 김여진님께서 자신의 트위터에 팔로우 20만이 넘는 사람들에게 아고라 청원운동에 대한 글을 전파해 주었단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서울대병원 소아암 부모회에서 도와준다는 통화도 하고…….

 

지금의 현실을 보면 아마 하느님께서 홍비랑 아빠가 많이 친해지라고 시간을 주신 것 같아

아빠는 홍비를 위해서라면 못하는 게 없다는 것 알지?    

 

볼수록 예쁜 홍비에게 시를 한편 선물한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 류시화 -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홍비야 ! 널 많이 많이 사랑해

 

 

2012년 10월 11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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