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중에서(love letter 32)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2. 11. 2. 08:10

사랑하는 딸에게

 

어제 밤에 잠은 잘 잤니?  집을 떠나 낯선 환경에서의 첫날밤은 어떠했니?

밥은 잘 먹고? 병원이고 날씨가 춥지만 그래도 꾸준히 산책 등으로 운동은 하였니?

아빠는 너의 모든 것이 궁금하구나

 

어제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광주 지방법원의 판사가 친딸을 상습 폭행한 40대에게 실형을 선고하기 전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의 한 구절을 읽어주고 피고인에게 읽어볼 것을 권유한 기사가 있어서 아빠도 읽어보고 또 너에게도 소개한다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은 1883년 12월 6일 레바논 북부의 베챠리에서 2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나서 1931년 4월 10일 생을 마친 철학자이자 화가이고 소설과 시를 쓴 작가란다 

그는 유복한 가정에서 성장하여 1895년 12세 때 아버지만 레바논에 남고 전 가족이 미국의 보스턴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2년간 영어를 공부하고, 다시 레바논으로 돌아와 5년간 아랍어와 프랑스어를 수학했다. 그 후 아버지를 따라 전국을 여행하며 그림을 그렸고, 1908년 프랑스 파리에서 미술을 공부할 때 생각하는 사람으로 우리에게 유명한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을 만나 3년간 미술을 공부하고 미국으로 돌아왔다.

초기 작품들은 대부분 아랍어로 씌어진 산문시들과 희곡작품들이다. 희곡은 모든 아랍권에 널리 알려져 지브라니즘(Gibranism)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였다. 20세를 전후하여 영어로 작품을 쓰기 시작하여 1923년, 20년간의 구상을 거쳐 완성한 원고를 출판하기로 결심하는데, 그 작품이 바로 영어로 기록한 산문시 《예언자 The Prophet》이다.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답을 깨닫게 하여 현대의 성서라고 불리는 《예언자》는 아랍어로 쓴 소설 《부러진 날개 The Broken Wings》(1912)와 함께 세계 각국어로 번역되어 널리 사랑받고 있다.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은 아메리카의 보헤미아라고 불리는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독신으로 지내며 예술활동에만 전념하면서 늘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주장하고, 레바논의 종교적 단합을 호소했다. 평소 타국살이의 외로움을 알코올로 달래다가 건강을 해쳐 뉴욕의 성 빈센트병원에서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독특한 종교적·역사적 배경에서 성장하여 일생을 아랍과 비아랍, 이슬람과 기독교, 레바논과 뉴욕 등 이질적인 두 세계를 넘나들면서 특유의 이중적 세계관으로 전세계의 독자들에게 시공을 초월하는 진실을 이야기함으로써 현대인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 광주 지방법원의 판사가 읽어준 구절은 1923년 시집 '예언자'에 나오는 글인데 그중에 아이들에 대한 구절을 읽어 주었단다

 

- 예언자 중에서 -   

 

그는 말 했다

그대의 아이는 그대의 아이가 아니다.

아이들이란 스스로를 그리워하는 큰 생명의 아들딸이니

그들은 그대를 거쳐서 왔을 뿐 그대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또 그들이 그대와 함께 있을 지라도 그대의 소유가 아닌 것을

 

그대는 아이에게 사랑을 줄 수 있으나, 그대의 생각까지

주려고 하지 말라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생각이 있으므로

그대는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을 줄 수 있으나

영혼의 집까지 주려고 하지 말라

아이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있으므로

그대는 결코 찾아갈 수 없는 꿈속에서 조차 갈수 없는

내일의 집에

 

그대가 아이들과 같이 되려고 애쓰는 것은 좋으나

아이들을 그대와 같이 만들려고 애쓰지는 말라

큰 생명은 뒤로 물러가지 않으며 결코 어제에 머무는 법이 없으므로

 

그대는 활, 그리고 그대의 아이들은 마치 살아있는 화살처럼

그대로부터 쏘아져 앞으로 나간다.

그래서 활 쏘는 자인 신은 무한의 길 위에 과녁을 겨누고

자신의 화살이 보다 빨리, 보다 멀리 날아가도록 온 힘을 다해

그대를 당겨 구부리는 것이다.

 

그대는 활 쏘는 이의 손에 의해 구부러짐을 기뻐하라

그는 날아가는 화살을 사랑하는 만큼 흔들리지 않는 활 또한 사랑하기에

 

사랑하는 나의 딸 홍비야 !

아빠도 이 글을 읽고는 많은 생각을 했단다

참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어렵구나 또 그동안 오빠나 너를 아빠의 생각에 많이 맞추고 가두려 했다는 뉘우침도 든다

불혹의 나이에 조금씩 조금씩 철들어 가는 아빠 잘 봐줘 !

오늘도 아빠는 홍비를 생각하고 사랑한단다.

사랑해 ~

 

 

2012년 11월 2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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