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일요일이 가는 소리(love letter 34)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2. 11. 4. 13:18

사랑하는 딸에게

 

어제 밤에 당직 의사 선생님과 2차 항암치료가 끝난 후 찍은 CT 사진들을 보았단다

홍비의 사이비 주치의인 아빠의 견해로는 먼저 폐 쪽에 가장 큰 종양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단다. 2번째 크기의 종양은 아직 조금은 남아 있었고 비장은 처음에 왔을 때 많이 부어 있고 병변이 보였지만 이제는 부은 것은 다 가라앉고 비장 본래의 모습과 병변도 많이 없어 졌더라. 그리고 조직검사를 했던 목 쪽의 암세포는 80% 이상 사라졌단다.

지금까지의 항암치료의 반응을 봤을 때는 이번에 3차가 끝나면 아마 95% 정도는 사라질 것 같고 그리고 4cycle이 끝나는 올해 말쯤에는 100% 사라져서 이후 관해유도 치료로 남은 2cycle을 할 것 같단다

 

사랑하는 홍비야!

오전에는 아빠, 엄마, 홍비 이렇게 셋이서 꽃도 보고 나무도 보고 그렇게 산책을 했잖니?  또 걷다가 멧비둘기, 까치, 까마귀, 딱따구리도 보고 새끼 고양이 3형제와 만나서 놀았잖니? 아빠는 너무 즐거웠단다

하지만 너 치료가 연기되는 바람에 오늘은 아빠만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구나 

그리고 이번에는 건강관리 잘해서 3주로 늘어난 항암치료 기간을 다시 2주로 당기자. 아빠가 많이 도와 줄 테니까 우리 꼭 그렇게 하자.

오늘도 홍비와 함께 있고 싶지만 아쉽게도 일요일이 가는 소리가 아빠를 재촉한단다. 

홍비야 !  내일 치료 잘하고 모레는 집으로 돌아와. 아빠가 널 그리며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그리고 내일 너 삼촌 수술도 잘되고 검사결과도 그냥 아무것도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럼 우리 딸 씩씩하게 화이팅 !

그리고 아주 아주 많이 아빠가 사랑해요 

 

 

2012년 11월 4일

 

사랑하는 아빠가 

 

love letter -0034 일요일이 가는 소리.pdf

love letter -0034 일요일이 가는 소리.pdf
0.05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