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아침부터 서둘러서 병원 갔었는데 치과 치료 펑크나서 어떻게 해
그렇지만 송도해수욕장을 산보하며 운동한다니 아빠 마음이 즐겁구나
점심밥은 맛있게 먹었니? 춥지는 않고? 어떤 옷 입고 같니 ? 바닷바람 오래 쐬면 힘들텐데
아빠는 홍비의 모든 것이 궁금하구나
이런 아빠가 귀찮기도 하지 ? 그래도 괜찮아
원래 사랑하면 그 사람의 아주 작은 것도 알고 싶어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니까
사랑하는 홍비야 !
너도 많이 아픈데 다친 비둘기 보니 마음이 아팠다면서 ? 그래 우리들이 마구 버린 쓰레기, 그물, 낚시 도구 등으로 비둘기들이 다쳤겠지. 아빠도 너 말 들으니 마음이 아프구나
어제 전문희님의 '지리산에서 보낸 산야초 이야기'에서 집 없는 들고양이 이야기가 있더라
작가가 왜 집이 없는 들고양이들이 살이 쪘는지 의아해 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인간이 무심코 버린 음식에 나트륨이 많이 있어 신장이 부어서 살이 찐 것처럼 보인다고 했단다
새삼 그 글을 보니 버리는 것도 잘 버려야겠구나
홍비야 !
어제 밤 아빠에게 라면이 너무 먹고 싶다고 말했지
그래서 니가 직접 아픈 환자들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라면을 개발해서 다른 사람들도 먹을 수 있게 하겠다는 니 꿈을 말했잖니
그 말을 들으니 참 대견하구나. 자기가 먹지 못하는 것에만 아쉬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을 나누고 해결책을 찾아가려는 모습에서 니가 아빠의 멘토처럼 느껴졌단다
꼭 라면 개발해서 우리 라면 장사하자
"여기 라면 한 그릇 더 주세요" 하는 주문 소리에 바쁘게 뛰어 보자구나.
지금의 이 마음과 사랑을 영원히 간직하길 바랄게
그리고 지금 너는 아주 좋은 명검이 되기 위해서 쇠를 노(爐) 안에 넣고 달구고 쇠망치로 두드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렴. 아픔과 시련을 겪지 않으면 성숙하지 못하는 법이란다.
과일이나 곡식도 뜨거운 태양볕과 거친 태풍을 지나고 나서 수확하잖니
오늘 저녁에는 아빠가 구미에 있는 너 이모집에 일이 있어서 외할아버지랑 외할머니 모시고 가야 하기에 늦게 올거야. 그래도 명상 잘하고 늦게까지 아빠 기다리지 말고 잘 자.
아주 많이 많이 사랑해 홍비 ~~
2012년 11월 13일
사랑하는 아빠가
love letter -0043 여기 라면 한그릇 더 주세요.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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