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집이 너무 썰렁하고 고요한 침묵만 흐른다(love letter 96)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3. 1. 6. 15:41

사랑하는 딸에게

 

이틀간 엄마랑 외갓집에서 지내니 어떻니?

낮에 아빠가 잠깐 들려도 논다고 아빠에게는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고 아빠가 집으로 갔는데 지금 쯤 후회하고 아빠 보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겠지.

아빠는 많이 보고 싶은데.  ㅠ ㅠ

' 외갓집에 그냥 빚쟁이처럼 드러누워 버틸 것을……. ' 하며 후회하는 중이란다 

 

사랑하는 홍비야

니가 없으니 집이 너무 썰렁하고 고요한 침묵만 흐른다

오빠도 낮잠 좀 자다가 자기방에서 열공하고 있고 할머니는 TV 시청 중이란다

 

오늘 아빠의 하루 일과를 말해줄게

아침에 8시 기상, 모처럼 늦게 일어나서는 대충 세수만하고 아침밥 먹었었지

오전에는 봉하마을에 가서 가족들 먹을 쌀이랑 현미 구입하고 우곡사에 가서 약숫물 길렀단다

그리고 잠깐 너 외갓집에 들려서 얼굴 보고는 집에 왔지

점심먹고 포도쥬스도 내리고 닭발도 손질해서는 곰 만들어 놓았단다

아마 집에 돌아오지 않고 너하고 함께 있다가 왔으면 저녁 늦게까지 일해야 했는데 홍비가 아빠를 많이 사랑해서 선견지명이 있었나 보다.

다시 생각하니 아빠 집에 가라고 해서 고마워 ㅋㅋㅋ 

 

사랑하는 홍비야

집에 오면 너의 하루 일과도 아빠한테 이야기 해줘

아빠는 여행 갔다 오면 항상 '그래도 내 집이 최고로 편하다'하며 골아 떨어진단다

너도 오늘밤은 집에서 편안히 깊은 잠 자도록 하렴

그럼 아빠는 다시 너와 엄마 모시러 달려갑니다

 

조금만 기다려 ! 아빠 간다

 

사랑해~, 사랑해 홍비~       

  

 

2013년 1월 6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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