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아빠가 바로 그때 이야기 속에 나오는 까치이니까(love letter 99)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3. 1. 9. 11:02

사랑하는 딸에게

 

옛날 옛적에 어느 선비가 과거를 보러 길을 가다가 구렁이가 아기 까치를 잡아먹으려 하고 아빠와 엄마 까치가 아기 까치를 살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을 보았단다.

선비는 활을 쏘아 구렁이를 죽이고 아기 까치를 구해주었지

그날 밤 선비는 어느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는 데 바로 선비에게 죽임을 당한 구렁이 아내의 집이었단다

아내 구렁이는 날이 밝기 전까지 산 꼭대기에 있는 종이 3번 울리면 선비를 살려준다고 하였고 해가 떠오르기 직전에 목숨을 바쳐서 종에 부딪친 까치들 덕분에 선비는 무사히 길을 가게 된단다

여기까지가 은혜 갚은 까치 이야기 인데 홍비도 잘 알지

 

어젯 밤 너와 은혜 갚은 까치 이야기하다가 문득 10년 전에 니가 글을 잘 모를 때 읽어 줬던 동화책 생각이 나더구나. 그때도 초롱초롱한 눈으로 쳐다보던 사랑스러운 나의 딸

 

사랑하는 홍비야 !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남을 돕는 마음은 참 중요한 것 같구나

그냥 미물이라고 여기는 까치도 이렇듯 은혜를 갚고 감사할 줄 안다고 우리 조상들은 전하고 있으며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진(晋)나라에서 유래한 풀을 엮어서 은혜를 갚았다는 '결초보은(結草報恩)'의 고사성어도 있단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사랑을 나누어 준다면 그 사랑은 언젠가 다시 눈덩이처럼 커져서 나에게로 되돌아 올 것이 분명하단다

 

어제 '백혈병소아암협회'에서 보내준 소아암 가이드북에 보면 '마더테레사효과'라는 글이 있단다 
남을 돕는 활동을 통하여 일어나는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변화를 1998년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시행한 연구로써 테레사수녀처럼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거나 선한 일을 보기만 해도 인체의 면역기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말한다.

 

사랑하는 홍비야 !

불가(佛家)에서는 지금의 만남이 수천 겁(劫)을 지나 이루어진 소중한 인연이라고 말한단다

 

7천 겁(劫)은 부부가 되고, 
8천 겁(劫)은 부모와 자식이 되며 
9천 겁(劫)은 형제자매가 된다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인연의 겁(劫)이란  우주가 태동해서 멸망하기까지의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긴 시간을 의미하며,  일겁(一劫)의 시간은 물방울이 떨어져 집 한 채만한 바위를 없애는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하기도 하고 힌두교에서는 43억 2천만 년을 1겁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단다

 

그렇지만 꼭 만나야 될 사연과 간절한 바램이 있다면 더 빨리 만나기도 한단다

 

홍비와 아빠는 이렇듯 오랜 기다림 끝에 너는 딸로, 나는 아버지로 만나 살아가니 얼마나 소중한 인연이겠니?

 

사랑하는 홍비야 !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이야기가 있단다. 또한 반가운 손님은 항상 좋은 소식을 가지고 온단다

니가 가는 길 항상 까치들이 반갑게 맞이해 줄 거야

그리고 이번에 치료 다 끝나 완치 되면 수많은 까치들이 홍비를 또 반겨줄 것이라 아빠는 믿는다

왜냐고 ? 아빠가 바로 그때 이야기 속에 나오는 까치이니까 ㅋㅋㅋ

그러면 우리 딸은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

 

아빠는 그 까치처럼 평생 홍비 옆에서 홍비를 위해 살아가고 지켜줄게

그리고 구렁이처럼 너 몸을 죄여 온 암이란 녀석도 반드시 아빠가 다 물리친다

아빠는 오늘부터 또 간절히 하늘에 기도하련다

다시 태어나도 언제나 홍비의 자상한 아빠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사랑해~ 내 딸 홍비~ 

 

사랑해 ♡   

 

 

2013년 1월 9일

 

사랑하는 아빠가

 

love letter -0099 아빠가 바로 그때 이야기 속에 나오는 까치이니까.pdf

love letter -0099 아빠가 바로 그때 이야기 속에 나오는 까치이니까.pdf
0.05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