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시간이 흘러 어느덧 아빠의 편지도 100번째가 되었구나(love letter 100)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3. 1. 10. 09:50

사랑하는 딸에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아빠의 편지도 100번째가 되었구나

이유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간혹 어떤 숫자를 만나면 그기에 의미와 관심을 가진단다

1은 첫 만남, 처음 등을 상징하는 숫자일테고, 7은 행운의 숫자, 만난지 100 일째  또 '아라비안 나이트'로 알려진 천일야화 등등……. 

 

지금 아빠도 100번째를 맞이한 love letter 앞에서 잠시 고민중에 빠져있구나 ㅠ ㅠ

 

그래 이제야 생각났다

예전에 편지에서도 쓴 기억이 나는데 세잎 클로버의 꽃말

네잎 클로버는 행운을 상징하지 그런데 세잎 클로버는 무엇일까 바로 행복이란다

우리 역시 살면서 주위에 흔히 볼수 있는 세잎 클로버의 행복은 보지 못하고 네잎 클로버의 행운만 쫒아 다니는 것이 아닌지 아빠는 다시 반성을 해본단다

 

황순원의 소설 '무지개'를 읽어 보면 어느 마을에 한 소년이 무지개를 잡으려고 집을 떠났는데, 가도 가도 무지개는 손에 잡히질 않고 그래서 결국 포기를 하고 백발노인이 다 되어서 집으로 돌아온단다. 그런데 집에 와보니 무지개란 놈은 바로 위에서 자기를 비웃듯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단다

행복은 항상 내 곁에 있는데 그것을 나만 소유하려 욕심 부리다 보니 소년은 젊음을 허비하고 결국 노인이 되어서야 깨달음을 얻는다는 이야기지

참, 황순원 작가는 '소나기'가 유명하니 아직 읽어보지 못한 작품이라면 꼭 읽어보도록 해라

우리말 소나기의 어원은 소내기(소를 걸고 비가 올까 안올까 하는 내기)에서 온 것이고 이것은 시험에도 나올 수 있어니 기억해 ㅋㅋㅋ

 

헤르만 헤세의 '싯타르타'도 깨달음을 향해 여행하는 이야기인데 아빠의 추천도서니 읽어보도록 해라

 

사랑하는 홍비야 !

오늘 또 입원하는 날이구나

지금 엄마랑 병원에 가져갈 짐이랑 음식 챙기느라 무척 바쁘겠구나

 

윤동주 시인의 <쉽게 씌어진 시>를 보면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 부끄러운 일이다
라는 싯구가 있단다

 

너와 엄마는 병원 간다고 바쁘고 우리딸 역시 힘든 치료를 받고 견디어 낸다고 힘 드는데 아빠란 사람은 편지를 어떻게 쓸까 고심하는 것 보면 참 나쁜 사람이구나

이제 남은 치료 다 끝나고 완치되는 날, 그때 나쁜 아빠 힘차게 때려주고 미워해줘

 

사랑하는 홍비야 !

이번에도 병원 잘 다녀오고 토요일 아침 일찍 아빠가 병원으로 갈게.

오늘도 함께 가지 못해 미안해.

 

힘 내 ! 홍비야~

오늘 아빠는 내가 미워서 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가 주저해지구나

그래도 아빠 진짜 진짜 널 사랑해

 

사랑해 ~ 홍비 

  

 

2013년 1월 10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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