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월요일 아침이구나
출근하느라 아빠가 너에게 아침 인사도 없이 집을 나섰구나
어제는 온종일 먹지도 못했는데 오늘은 기운을 차려서 "용감하고 씩씩한 홍바가 나가신다"고 외쳐야 하지 않겠니?
사랑하는 홍비야 !
개구리 왕눈이 노래 알지
네가 울면 무지개 연못에 비가 온단다 ♩♩♩
비바람 몰아쳐도 이겨내고 ♪♪
일곱번 넘어져도 일어나라 ~ ♬♪
그래 니가 울면 우리 가족이 다 울고 니가 웃으면 우리 가족이 다 웃는단다
우리 딸은 왕눈이 노래 가사처럼 몰아치는 비바람도 이겨내고 반드시 일어날 것이란다
그런데 글을 적고 보니 이것 좀 이상하다
개구리 왕눈이에서 주인공은 왕눈이 가족인데 아빠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니 투투와 아로미 가족 이야기가 되어 버리는구나. 이 편지, 엄마랑 오빠가 보면 아마 자기들이 투투한테 구박받는 왕눈이 가족이라고 하겠다
사랑하는 홍비야 !
이번에 완치되면 할 일 하나 더 생각났단다
완치되고 100일이 지나면 완치 기념 잔치를 열자
뷔페 예약해서 그동안 홍비를 염려해주고 걱정하신분들, 그리고 아빠 친척들, 사이버학교 선생님들이랑 니 친구들도 초대해서 완치 기념 잔치를 하자
홍바가 나가서 한 말씀해 주셔야겠죠
" 오늘 저의 완치잔치에 참석해주신 신사 숙녀 여러분~ " ㅋㅋㅋ
그리고 모두들 홍바와 기념 사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주자
음~ 아빠가 손 꼽아서 세어보니 5월이 되겠구나
계절의 여왕인 봄, 메이퀸 홍바가 주최하는 기념 잔치
이제 곧 그럴 날이 금새 다가올 것이란다
이번 추위가 가고 다음달 설날이 지나면 파릇파릇 새싹이 돋는 봄이 오겠지
우리 아파트에서는 하얀목련이, 도로가에서는 개나리가, 산에는 진달래가 그리고 들에서는 쑥들이 봄을 가장 먼저 알릴 것이란다.
이 꽃들 다음에는 작고 예쁜 벚꽃들이 만개하여 봄의 잔치를 이어 가겠지
벚꽃이 지나가고 아카시아가 피는 5월에 우리 잔치 열어서 많은 사람들 불러서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자.
참,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아카시아가 이슈타르의 신목(神木)으로 간주되었으며 생명력의 상징이란다
사랑하는 홍비야 !
아빠도 이제는 곧 올 봄의 기쁨만 생각할게.
너도 항상 행복한 생각으로 남은 치료 잘 이겨내자.
오늘은 기온이 올라 참 포근하구나
사랑해 ♡ 홍비
2013년 1월 14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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